원자재값 껑충… 유가-주가 동반랠리 오나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8분


최근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원자재와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의 각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이 대규모 국채 매입 방안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금시장에 유동성이 적극적으로 공급되는 모습이다. 투기적 자금 역시 과거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기세력에 의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최근 1년간 수익상위 헤지펀드 20개 중에서 8개가 원자재 관련 헤지펀드로 이들 펀드는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원자재 헤지펀드는 시세 추종형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근의 가격 상승 국면은 이들의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나오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예상 수준을 넘어서면서 경기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민간소비와 주택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경제의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의 요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의미다.

원유 가격의 상승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유 가격 상승이 실제 수요와 공급에 의한 상승이라면 경기가 바닥을 탈출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다. 투기세력에 의한 상승이라면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위험자산을 더는 기피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재 연구원은 “2007년 이후 패턴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코스피는 유가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면 고유가로 기업들의 부담이 커져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값의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이후 원자재가격과 주가의 급락 속에서 유독 금값만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시중에 활발히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대상인 금값이 추가 상승하기보다는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25일 보고서에서 최근 5일간의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NHN 미래에셋증권 아모레퍼시픽 한솔제지 온미디어 대림산업 고려아연 현대증권 LG전자 동국제강 현대백화점 삼성증권 CJ 기아차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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