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발행 BBB+ 채권, 신용경색 완화 가늠자 될까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1600억 규모 발행 성공땐

금융시장 유동성 개선 신호

27일 발행되는 1600억 원 규모의 한화건설 채권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화건설 채권이 성공적으로 발행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호전되고 금융시장 유동성이 개선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 채권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9월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찾기 힘들었던 BBB+급. 한화건설 채권의 만기는 1년 6개월이고 금리는 연 8.9%다.

BBB+급은 지난해 초만 해도 매달 수천억 원 규모로 발행됐으나 지난해 9월 100억 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10∼12월에는 전혀 발행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 1, 2월에 동부메탈(BBB+), 동부제철(BBB) 등이 채권을 발행했지만 각각 100억∼200억 원 수준에 그쳐 신용경색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작은 규모였다.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올해 들어 AAA급에서 시작된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격차(스프레드) 축소는 A급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급 회사채 3년물과 국고채 3년물의 스프레드는 올해 초 5.22%포인트에서 이달 20일 3.71%포인트로 줄었다. BBB+급의 스프레드는 올해 초 6.41%포인트에서 이달 초 6.05%포인트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BBB+급 회사들은 채권을 발행하고 싶어도 매수처가 없어 포기했는데 이런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생겨 발행계획을 세웠다는 것 자체가 금융시장에 긍정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신용경색 완화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화건설은 신용등급 A―급인 ㈜한화가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화건설도 대한생명의 지분을 갖고 있는 등 여러 우호적 조건 덕분에 채권 발행이 가능한 것이지 본격적인 신용경색 해소 조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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