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클리닉]커피원두 수입 가공해 커피믹스 제조 ㈜낭띠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7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경영자문단의 정순태 자문위원(왼쪽)이 ㈜낭띠 김옥기 대표와 생산시설 자동화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포장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30% 향상시켰다. 사진 제공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경영자문단의 정순태 자문위원(왼쪽)이 ㈜낭띠 김옥기 대표와 생산시설 자동화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포장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30% 향상시켰다. 사진 제공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매출 46억 무난… 공장 위생-근로여건은 미흡

구역별 청결 관리… 포장 자동화로 생산성 높여야

강원 원주시에 본사와 공장이 있는 ㈜낭띠는 커피 원두를 수입, 가공해 커피믹스를 제조하는 회사다. 2007년 매출액 46억3600만 원, 순이익 1억8000만 원을 올려 중소기업으로는 실적이 괜찮은 편이었다. 독자적인 상표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대형마트에 자체브랜드(PB) 상표로 납품하고 있어 판로도 안정적이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무난한 경영 환경이었지만 이 회사 김옥기 사장은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다. 김 사장은 “식품회사는 생산과 판매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위생과 안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점검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직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문제도 시급했다”고 덧붙였다.

○ 식품 공장에 걸맞은 ‘청결구역’ 설정

김 사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7월 중소기업협력센터 정순태 자문위원이 현장을 찾았다.

정 위원은 “위생 상태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지적할 만한 사항이 몇 군데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확실한 식품안전을 위해 개선책을 제안했다

커피믹스가 생산되는 공장 2층은 진공청소기 위주로 관리해왔다. 바닥이 미끄럽고 하수도 시설이 미비해 물청소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였다. 우선 정 위원의 제안에 따라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하고 바닥을 바꿔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공장 내부를 직접 생산이 이뤄지는 ‘청결구역’과 청결구역 주변의 ‘준청결구역’ 그리고 창고 등의 ‘일반구역’으로 나눴다. 이들 구역 사이에 ‘완충 구역’을 두고 직원들이 이 지역을 왕래할 때 오염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공장에 직원과 외부인이 출입하는 동선도 개선했다. 이전에는 직원이나 외부인이 공장에 들어가려면 사무실 옆 창고에서 위생복을 갈아입고 나와 공장에서 별도의 에어샤워를 거쳤다. 하지만 새로 방을 만들어 이곳에서 위생복 착용과 에어샤워를 한꺼번에 하도록 해 먼지 따위가 공장으로 들어갈 여지를 차단했다.

○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생산성 향상

정 위원은 자동화 설비 도입과 이를 통한 공정 개선도 거론했다. 정 위원은 “커피믹스를 봉투에 넣는 작업을 직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다”며 “직원들의 피로도를 감안해 제품 생산 속도를 조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조 기계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포장 단계만이라도 자동화할 것을 제안했다. 값비싼 수입 설비를 도입하는 대신 비슷한 용도의 국산 제품을 약간 개조해 쓰기로 했다.

김 사장은 “수입 설비를 들여오는 데는 기계 대당 1억 원의 비용이 예상됐지만 국산 제품을 개조하는 데는 2000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생산성이 30%가량 향상됐다.

정 위원은 “흔히 중소기업에 설비 자동화를 권유하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들까 봐 망설이곤 한다”며 “하지만 아이디어만 있으면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설비 자동화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낭띠는 기존 어음으로 구입하던 원재료를 현금으로 구입하면서 10% 정도 원료 구입비를 줄였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전경련 경영자문단의 융자 추천을 통해 해결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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