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뛴다]지구촌 입맛을 잡아라… 세계인 지갑을 열어라

  • 입력 2009년 3월 2일 02시 59분


中 2호점 이어 러에 백화점 오픈

벨기에 ‘길리안’인수… 유럽시장 넘봐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에 백화점을 열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한 롯데그룹은 ‘세계인이 고객’이라는 신념하에 올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가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사내(社內)에서 ‘브릭스 (Vrics)’라고 부르고 있는 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유통업이 성장하기 가장 좋은 국가로 중국을 꼽고 있다. 매년 소매 지출액이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점을 오픈한 데 이어 내년경 중국에 두 번째 롯데백화점을 열 계획이다. 또 중국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바 있는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도 지난해 인수하는 등 중국의 유통망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모스크바에 백화점을 추가로 내고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에도 2006년 주재원을 파견해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인 도시 중에서 상권이 좋은 매장 터를 물색 중이다.

롯데의 해외 진출은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롯데는 초콜릿의 본고장인 벨기에의 유명 브랜드 ‘길리안’을 인수하며 식품사업을 유럽에 진출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 올해는 모스크바의 백화점 인근에 300실 규모의 지하 4층 지상 10층 건물을 마련하고, 호텔 영업도 시작하는 등 호텔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석유화학 부문도 지속적으로 중동과 동유럽 등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경영 확대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입맛·상표 ‘현지화 전략’으로 선전

미국 식품업체 인수… 본격 진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5조5000여억 원이다. 이 중 2조 원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CJ제일제당은 2013년까지 해외 매출액 규모를 5조원으로 키우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해외 진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지인 입맛에 맞게 제품을 변형시키고 필요하다면 상품명까지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이름으로 바꾼다. 중국에서 팔리는 다시다 제품의 이름을 ‘大喜大’로 정하고 닭고기 육수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한국에는 없는 닭고기 다시다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

최근 CJ제일제당이 중국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식품은 두부다. 2007년 3월 중국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얼상CJ’를 설립하고 중국의 대표 두부 브랜드인 ‘바위이(白玉)’두부에 CJ로고를 새긴 것이다. 이 두부는 작년 한 해만 500억 원어치가 팔리며 중국 한 해 두부 소비량의 70%를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러시아와 몽골 등에는 고추장과 쌈장 등을 들고 나가 히트를 쳤다. CJ 브랜드인 ‘해찬들’이 쌈장을 러시아에 소개한 이후 빵에 쌈장을 발라 먹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긴 것. CJ제일제당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지화 전략’을 발휘해 곧 빵에 발라 먹는 전용 쌈장을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몽골에도 고추장이 소개된 이후 만두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식문화가 생기면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CJ제일제당은 또 2005년 이후 미국 식품업체들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냉동식품 매출만 연간 24조∼25조 원에 이르는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미국 시장은 CJ에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러시아 현지법인 라면 공장 세워

컵라면 ‘도시락’ 하나로 1600억 매출

한국야쿠르트의 컵라면 ‘도시락’은 러시아 현지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라면이다. 지난해 한국야쿠르트가 러시아에서 도시락 하나만으로 벌어들인 매출만도 1600억 원에 이른다.

도시락이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83년. 초기에는 오퍼상을 통한 간접 수출 형식을 띠었으나 1997년 한국야쿠르트가 블라디보스토크 사업소를 열면서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1997년 한 해에만 도시락의 매출은 전년보다 600% 넘게 늘었다. 이후 매년 10% 넘는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도시락은 러시아 라면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컵라면만 따지면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다.

한국야쿠르트는 2005년에는 모스크바 인근 라멘스코예 시에 현지법인 ‘코야’ 라면공장을 세워 현지화에 나섰다. 9만9174m²(약 3만 평) 터에 설립된 코야 공장은 준공 당시 4개 생산라인에서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제품량이 3억5000만 개 수준이었다. 이후 현지 판매량 증가로 현재는 모두 7개 라인에서 연간 6억1000만 개를 만들고 있다.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도시락은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버섯, 새우, 야채 맛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다. 러시아에서는 쇠고기와 닭고기 맛이 인기가 높다. 개당 가격은 1300원 정도로 현지에서 감자 1kg 가격과 엇비슷해 다소 비싼 편이다. 러시아 외에도 한국야쿠르트 도시락은 2003년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에 진출한 이후 현재 미국, 호주, 영국 등 34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현재 몽골 지역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2007년 몽골 지역 매출이 88만 달러(약 13억 원)에서 지난해 151만 달러(약 22억 원)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품질에 반해” 해외서 먼저 수출요청

제품 외 육아교실 등 서비스 ‘호평’

국내 분유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남양유업은 2002년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분유 제품의 품질이 해외 여러 바이어들에게 회자되면서 국내 최고 품질의 남양유업 분유 제품을 수출해 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온 데 따른 것.

현재 베트남과 중국 홍콩 등 해외 10여 개 국가에 분유를 수출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분유를 수출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쳤다.

우선 현지에서 ‘임신육아교실’ 등을 열어 소비자들에게 각종 육아정보와 건강, 의료정보를 제공했다. 또 유치원을 단장해 주거나 고엽제 피해자 2세들에게 분유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이런 활동 덕분에 베트남 아기 10명 중 1명은 남양유업 분유를 먹고 있을 정도다. 분유뿐 아니라 ‘이오’ 등 발효유와 ‘17차’ 등 음료 등도 해외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양유업은 베트남을 성공모델로 삼아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라오스 같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2년 안에 베트남 내 시장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고 대만과 중동에서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제품 브랜드를 적극 육성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해외 수출에서 1500만 달러(약 226억 원)를 벌어들인 남양유업은 올해 해외 수출에서 3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유가공기술과 마케팅기법을 접목해 세계 시장의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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