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km 운하로 일자리 2만5000개 - 생산효과 3조”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5일 인천 서구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에서 흙 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공사는 굴포천 유역 홍수방지를 위해 국토해양부가 발주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 중이다. 이날 국토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굴포천 방수로는 운하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경제성과 환경파괴 논란으로 사업이 백지화된 지 5년여 만이다. 인천=박영대 기자
5일 인천 서구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에서 흙 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공사는 굴포천 유역 홍수방지를 위해 국토해양부가 발주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 중이다. 이날 국토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굴포천 방수로는 운하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경제성과 환경파괴 논란으로 사업이 백지화된 지 5년여 만이다. 인천=박영대 기자
홍수예방-물류-관광 복합 청사진… 경기부양 큰 기대

정부 “3급수 이상 유지”- 환경단체 “생태계 훼손” 반발

경인운하가 2011년 말에 완공되면 폭 80m의 물길이 신공항고속도로를 따라 서해부터 한강까지 이어져 서울 서부권과 인천권의 지형이 크게 달라진다.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으로 △경제활성화 △수해 방지 △수질 보전 △서울∼중국 여객선 운항 △물류비 절감 △천재지변 때 비상수송수단 확보 등 6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굴포천 유역의 홍수 피해 예방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공사 발주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하 건설로 강물이 오염되고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환경단체의 반론이 만만치 않아 사업추진 과정에서 일부 논란도 예상된다.

○ 18km 물길 주변에 엄청난 변화

경인운하의 양쪽 끝에는 대규모 물류터미널이 들어선다. 서해 쪽에는 284만 m2(약 86만 평)의 인천터미널이, 한강 쪽에는 김포터미널(198만 m2·약 60만 평)이 건립된다. 터미널 안에는 여객터미널과 화물을 분류, 가공, 조립, 저장하고 유통시키는 ‘배후시설’이 75만∼108만 m2 규모로 조성된다. 국토해양부는 이 터미널을 단순히 화물을 하역하는 기능을 넘어 공원과 요트정박시설 등을 갖춘 종합물류시설로 꾸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터미널을 연결하는 15.6km 구간에는 왕복 4차로의 제방도로가 생기고 운하 주변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생태공원 등 시민들의 여가공간이 마련된다.

국토부는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수도권 서부지역을 국제 관광 물류의 명소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때는 경인운하를 개막식, 폐막식, 수상경기에 활용할 방침이다.

경인운하가 개통되면 상습 침수지역인 굴포천 유역의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면 한강보다 수위가 낮은 굴포천은 자연배수가 안 돼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정부가 2003년 경인운하 사업을 중단한 뒤에도 방수로 공사를 계속한 것은 이런 사정과도 관계가 있다.

○ “일자리 만들어 경기 부양”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서둘러 재개한 것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인운하 완공으로 약 3조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새 일자리 2만5000개가 생긴다. 경인운하가 완공된 뒤에도 매년 1350명의 운영요원이 필요해 지역경제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안상수 인천시장도 “경인운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항만과 공항의 물류를 연계함으로써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 발전에 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또 경인운하는 육상의 물동량을 흡수해 수도권 교통난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부산에서 김포까지 물길을 이용하면 트럭 250대 분량의 화물을 나르는 데 20피트짜리 컨테이너(TEU) 1개당 약 6만 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덧붙였다.

○ 환경 논란은 이어질 듯

정부가 경인운하의 환경쟁점을 대부분 해소했다고 밝혔지만 환경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국토부는 운하의 수로 안에 물과 공기를 섞는 ‘수중폭기시설’ 등을 설치하면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전문기관의 연구 결과 담수와 해수가 섞여도 해양생태계에는 충격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바닷모래를 쌓아놓는 ‘해사(海沙)부두’도 행주대교 남단이 아닌 난지도 전면의 하천둔치에 만들어 철새 경유지와의 거리를 5km에서 10km로 벌리기로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판단은 다르다. 환경정의 조복현 공간정의국장은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3, 4급수인 굴포천 물이 서해와 한강으로 들어가 수질을 오염시키고 해양생태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중폭기시설 몇 대를 설치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사부두를 난지도 인근에 건설하면 염분이 섞인 빗물 등이 흘러들어 한강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현재 3, 4급수인 굴포천 수질을 3급수 이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경인운하는 1995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으로 한반도 대운하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동아일보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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