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공들인 사업 이제야 결실 보게 돼”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 주민들 환영

5일 경인운하로 연결되는 굴포천 방수로의 확장 공사가 한창인 인천 계양구 목상동.

굴착기가 강바닥을 파내면서 암반을 헐어내는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폭 80m가량의 수로에 흐르던 물은 꽁꽁 얼어 있었지만 공사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곳은 경인운하 사업 구간 중 가장 높은 지대여서 서해까지 이어지는 물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수로 사이를 잇는 길이 200m의 임시 가교인 목상교 위로는 공사장에서 퍼낸 흙과 돌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수시로 지나다녔다.

수로 주변을 따라 ‘한강과 서해의 만남, 경인운하’ ‘문화관광 창출, 경인운하’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곳곳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경인운하지역협의회 박한욱 위원장은 “1992년부터 주민을 대표해 경인운하 사업이 잘되도록 협조해 왔다”며 “땅과 조상 묘까지 다 바쳐 가며 반평생을 바친 끝에 이제야 그 시작을 눈앞에 두었다”고 말했다.

2005년 박 위원장은 지역 주민 5만5000명과 함께 경인운하 건설 촉구 서명을 한 바 있다. 당시는 경인운하 건설사업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업 보류 결정이 내려진 후였다.

환경단체들은 당시 “경인운하 건설로 인해 한강 본류와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의 오염물질이 인천 앞바다로 유입돼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경인운하 건설에 반대했다.

찬반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와 환경단체, 지역 주민이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경인운하 사업을 별도로 논의하는 대신 중단됐던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재개했다.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 예방을 위한 수로 공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94년. 상류 확장 공사에 이어 굴포천 물길을 한강 방향이 아니라 서해 쪽으로 돌리는 방수로 공사가 2003년까지 진행됐다.

이후 정부는 이 인공수로 폭을 최대 80m로 늘려 경인운하 사업으로 연결하려다 2005년 환경오염 및 경제타당성 논란에 부닥쳐 연결 공사를 중단하고 굴포천 방수로 공사만 재개한 것이다.

한강 쪽 3.8km 구간에 대한 인공수로 공사가 3월에 착공되면 그동안 계속돼 온 경인운하 건설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로 수도권 물류비 절감뿐만 아니라 광역 도로망 확대, 주변 개발 등이 예상되기 때문.

인천발전연구원 기윤환 연구원은 “경인운하 남단에서 1km가량 떨어진 검단신도시와의 연계 개발이 가능하고, 운하 주변도 관광중심지로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인천 서구와 계양구는 최근 레저·관광위락단지, 수변도시, 물류유통단지, 워터파크, 복합물류단지 조성 등 경인운하 주변 개발계획을 건의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