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선정 ‘2008년 10대 히트상품’

  • 입력 2008년 12월 7일 16시 18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기 침체로 올해는 기업이나 가정, 모두 힘든 한 해였다. 너도 나도 지갑을 닫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어김없이 국민적 사랑을 받은 '히트 상품'은 나왔다. 동아일보 산업부는 유·무형의 히트 상품 10가지를 선정하고 이를 통해 2008년을 돌아봤다.

경차(輕車), 자전거, 비즈니스 캐주얼, 야구, 스포츠 스타, 터치스크린 휴대전화, 아웃도어 용품, 넷북, 패스트 패션, 유기농식품 등 10대 히트상품을 △고유가 △2030 IP세대 스포츠스타 △원소스 멀티유스 △거품 뺀 가격 △안전 먹을거리 등의 키워드에 담아냈다.

●고유가 시대…비즈니스 캐주얼과 경차, 자전거

사상 초유의 고(高)유가. 비록 지금은 많이 떨어졌지만 올 7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차량 유지비 부담이 커지자 경차는 주문 후 5~6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됐다.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지난달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자전거를 타며 건강까지 챙기는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에너지 절약 운동은 비즈니스맨들의 복장까지 바꿔놓았다. 여름철 넥타이를 풀고 실내 냉방온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비즈니스 캐주얼'은 10월 삼성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됐다. 반면 남성 정장은 백화점 세일 때에도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릴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야구, 그리고 젊은 스포츠 스타들

불황으로 잔뜩 표정을 찌푸린 국민에게 태극전사들은 행복과 감동을 안겨줬다. 베이징(北京) 올림픽에서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은 모두 1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선전(善戰)했다.

2030 IP(Independent Producer·독립적 생산자)세대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마린보이' 박태환, '살인 윙크'의 배드민턴 이용대, 역도 장미란 등은 메달 이상의 감동을 전했다. 올림픽 이후에는 이들과 관련된 스포츠용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은반 위의 요정' 김연아는 광고계에서도 '큰 별'이 됐다. 김연아 선수는 최근 LG생활건강과 광고계약을 해 전 탁구 국가대표 현정화 씨의 뒤를 잇는 스포츠스타 출신 화장품 모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극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야구의 열기는 프로야구로 이어졌다. 특히 8년 만에 팬들의 숙원인 '가을 야구'의 꿈을 이뤄낸 롯데 자이언츠는 프로야구 부흥은 물론 부산 경기 활성화에도 한 몫을 했다.

b>●'원 소스 멀티 유스' 상품들

소비자들은 빠듯한 지갑 사정에도 복합적인 기능을 넘어 '즐거움'을 강조한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 제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엄지족' 대신 검지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의 아이콘을 건드려 전화를 걸거나 e메일을 보내는 '검지족'을 탄생시킨 터치스크린 휴대전화는 올해 정보기술(IT)업계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레저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활용도가 높은 아웃도어 의류도 각광받았다. 2004년 이후 매년 20% 정도씩 규모가 커진 아웃도어 시장은 올해 총 1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높은 환율로 국내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1박 2일', '패밀리가 떴다' 등 야외활동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면서 캠핑용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격 거품 뺀 제품과 안전 먹을거리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겨 가격을 낮춘 상품들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인터넷 검색과 문서작성 등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노트북 컴퓨터 '넷북'은 60만 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과 편리한 이동성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패션업계에서도 가격 거품을 뺀 옷이 잘 팔렸다. 자라, 포에버21, 유니클로 등 패스트푸드처럼 유행을 빠르게 찍어내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은 매주 선보이는 '신상' 의류와 싼 값으로 사랑을 받았다.

2008년은 이물질 과자류와 멜라민 파문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진 해다.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유기농 제품을 사먹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또 자녀에게 직접 간식을 만들어 먹이려는 '엄마표 간식' 열풍을 타고 가정용 오븐, 제빵기, 프리믹스 제품의 수요도 증가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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