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韓商들 “우린 한국 브랜드 전도사”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 30대 재외동포 기업인 ‘한상대회’ 대거 참석

“글로벌 무대를 개척한 정신으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28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제7차 세계한상(韓商)대회’에는 30대의 젊은 재외동포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젊은 한상들은 한상 1세대보다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고 현지어도 능숙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중국 화상(華商) 못지않은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국과 한상이 ‘윈윈’하겠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통신사업을 하는 E-토크&나나텔 최승업(31) 사장은 ‘가나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 15인’으로 꼽힌다. 14세 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가나에 정착한 최 씨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총장으로 있는 가나국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지 기업에 취업할 수도 있었지만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1999년 대학생 때 광고회사를 차려 사업을 시작한 뒤 당시의 인맥을 기반으로 2006년 지금의 회사를 만들어 연매출 5000만 달러(약 711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웠다. 최 사장은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과 개발에 도움을 주는 등 한국과 아프리카를 잇는 ‘아프리카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호(35) 쿠웨이트 코리아인터내셔널GT&C 사장은 국내 건설사와 정보기술 기업 등 한국 기업들의 중동 진출을 컨설팅해 주고 있다. 5세 때 가족과 쿠웨이트로 간 그는 아르바이트로 아랍어 통역을 하다가 중동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이 많지만 지역 전문가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발견해 창업했다. 김 사장은 “세계 경제가 위기라고 하지만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으로 눈을 돌려보면 이라크 재건 시장 등 사업 기회가 널려 있다”며 “현지 한상과 한국 기업들이 합심해 경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무역회사인 한스트레이드 이주한(32) 사장은 2세 때 가족과 이민을 갔다. 현재 한국에서 의료기기와 중장비를 수입해 연매출 250만 달러를 올리고 있다. 성공 비결에 대해 그는 인도네시아의 노동 관련 규정이 까다로워 2년 동안 머리를 싸매고 노동법전을 달달 외워 지금은 웬만한 변호사만큼의 지식으로 무장해 회사를 안정시킬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재일교포 3세인 하라다 도시야스(原田敏安·33) 일본 언체인저팬 사장은 한중일 3국을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오가면서 아이디어상품들을 수입해 판매한다. 그는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이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한상대회 최연소 참석자인 정영환(22) 미국 샌파블로오토보디 사장은 2006년 아버지의 정비기업을 물려받아 매출을 20%가량 키웠다. 그는 “미국 각 도시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랜차이즈 정비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문일(34) 중국 옌볜청년기업가연합회 회장은 “한국의 경제력이 높은 덕분에 중국에서도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 든든하다”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현지 정보를 제공해 한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서귀포=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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