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두둑한 연기금-우량기업 잡아라”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포스코 - GS - 한화, 대우조선 인수 파트너 확보경쟁

금융위 “과다한 외부차입 부정적” 표명 여파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5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서는 기업들의 과다한 외부 차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힘에 따라 해당 기업들이 컨소시엄에 끌어들일 기업 및 연기금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인수희망 업체들의 대규모 차입이 사실상 힘들어진 만큼 컨소시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게 됐기 때문.

포스코, GS, 한화그룹 등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그룹들은 우량 기업이나 연기금을 자기 컨소시엄에 끌어들이기 위해 막바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상한가’ 치는 해운 및 에너지 기업

대우조선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전략적 투자자로 해운 또는 에너지 업종의 기업들을 선호한다. 대우조선이 생산하는 선박이나 각종 플랜트 설비를 소비하는 기업들인 만큼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 의사를 밝힐 때부터 해운이나 에너지 업체를 컨소시엄 구성업체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우조선이 보유한 첨단 기술이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비해 가급적 국내 기업을 끌어들이겠다고 덧붙였다.

GS나 한화그룹의 행보도 비슷하지만 국적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게 다른 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대우조선의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 회사도 무방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선박 발주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히는 그리스의 해운회사를 컨소시엄 구성업체로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GS도 고유가로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외국계 석유 자본과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GS와 한화그룹 관계자들은 “대우조선을 인수한 이후 어느 기업이 영업에 도움이 되는지를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재무적 투자자로는 국내 연기금을

이번 인수전에 국내 연기금을 끌어들이면 든든한 돈줄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해 인수 뒤 불거질 수 있는 특혜 시비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국내 연기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희망 업체들의 ‘러브 콜’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1조 원을 넘어 포스코, GS, 한화그룹이 경쟁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컨소시엄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은 공적 성격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군인공제회 등 공적 성격이 짙은 다른 연기금들에 대해서도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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