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쏙 금융상식]기러기 아빠들 환 리스크 줄이려면

  • 입력 2008년 7월 16일 03시 01분


외화 여러번 분산 적립…평균 환율로 매입 효과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 이사는 ‘기러기 아빠’다. 유학을 떠난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최근 부인과 애완견까지 모두 미국으로 떠나 홀로 지내고 있다. 요즘 그의 고민은 환율. 매달 가족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기러기 아빠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금융상품이 외화예금이다. 외화예금은 일반예금, 적립식예금, 정기예금 성격의 상품이 있다.

최근에는 일반예금처럼 수시로 돈을 찾아 쓸 수 있고 적금처럼 수시 적립이 가능하면서 정기예금에 해당하는 금리를 주는 ‘다기능 외화예금’도 나오고 있다.

외화예금과 원화예금의 차이는 거래 통화가 미국 달러, 엔화, 유로,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 등 외국 통화라는 점이다. 외화로 예금을 해뒀다가 필요할 때 송금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930원에서 1030원으로 100원 오르면 1만5000달러의 돈을 송금하는 ‘기러기 아빠’는 150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외화예금에 1만5000달러를 넣어뒀다면 이런 ‘환 위험(리스크)’을 피할 수 있다.

문제는 환율이 하락할 때다. 외화예금에 1만5000달러를 넣었는데 원-달러 환율이 1030원에서 930원으로 100원 떨어졌다면 원화로 환산한 외화예금의 가치는 1545만 원에서 1395만 원으로 150만 원 줄어든다. 결국 달러를 10.7% 비싸게 산 셈이다.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외화예금 가입을 미루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환율 변동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엄세현 우리은행 과장은 “외화적립식예금 등을 통해 필요한 외화를 여러 번 정기적으로 분산해 적립하면 ‘평균 환율’로 매입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달에 40만 원의 외화를 사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이를 일주일에 10만 원씩 네 번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매입 시점을 분산하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이남연 과장도 “선물환이나 옵션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외화예금으로 투기적 거래를 통해 환차익을 얻기는 무척 어렵다”며 “외화 실수요자는 외화를 분할 매수해 고금리의 외화적금에 수시로 적립하는 것이 손쉬운 환테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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