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애널리스트는 어떤 펀드로 돈벌까

  • 입력 2008년 6월 22일 20시 21분


'펀드 애널리스트들은 어떤 펀드로 돈을 벌까.'

펀드 시장을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 분야의 전문가 중에서도 최고 전문가들.

동아일보 취재팀은 펀드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자기 재산을 어떤 펀드에 넣는지 알아보기 위해 주요 증권사에서 각 1명씩, 총 8명의 펀드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대부분 투자대상 펀드와 투자액 등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아 조사는 익명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펀드 전문가들은 장기투자와 자산배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고 있었다.

●'몰빵 투자'없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8명의 펀드 애널리스트들이 보유한 펀드의 수는 평균 5개였다. 또 투자금액은 평균 4100만 원, 현재 보유한 펀드의 평균 수익률(누적)은 18%였다.

이들이 가입한 펀드의 종류는 다양했다. 성장형 펀드 외에 인덱스펀드, 개인연금펀드, 장기주택마련펀드 등 다양한 펀드를 넣어 포트폴리오를 짜놓고 있었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개인연금펀드와 장기주택마련펀드가 개인 수익률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이 펀드들은 적립식펀드와 장기투자의 장점에다 세제혜택까지 있어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면 짭짤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마다 펀드의 가치를 보는 관점이 달라서인지 특정 펀드에 몰린 경우는 많지 않았다.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에 분산투자하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4명)'과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가치투자자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운용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3명)' 정도만 펀드 애널리스들이 공통으로 가입한 펀드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들은 의의로 인기가 없었다. 국내 최대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의 펀드를 개인 포트폴리오에 넣은 애널리스트는 8명 가운데 3명 뿐이었다.

또 이들은 한명의 예외도 없이 국내와 해외 펀드로 자산을 나눠 투자하고 있었다. 해외 투자 대상으로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았다.

●장기투자가 최대의 원칙

'자신만의 펀드운용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이들은 대부분 '장기투자'를 꼽았다. 장기투자가 가장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투자원칙이라는 점에서 펀드 애널리스트라고 특별한 비법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적립식 장기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시장이 과열되거나 조정을 받을 때 일정부분 투자비중을 조정하거나 국가별 전망에 따라 분할매입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펀드 애널리스트는 "적립식 펀드는 당장의 시황과 무관하게 장기적 관점에서, 거치식 펀드는 시황과 전망을 고려해서 전체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기(3개월) 및 연간 단위로 펀드투자 비중을 점검하는 것도 필수 항목이었다.

특히 8명 중 3명은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오히려 '저가(低價) 매입'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주식이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고 생각될 때 목돈을 주식형으로 투자한 뒤 목표수익률(10%)이 달성되면 환매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7∼12월) 펀드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변수로 남아있긴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국내외 경제가 회복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주식형 펀드로 자금유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했다. 또 이들은 하반기 유망 펀드로 중소형주, 수출주 펀드와 자원부국 펀드 등을 꼽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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