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프랜차이즈 시장 한 귀퉁이만 떼먹어도…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국내 업계 ‘年 15∼40% 고성장 시장’ 속속 진출

“국내 시장은 좁다, 동남아시아로 가자.”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판로 개척과 가맹비 수출 등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든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각국 정부의 지원책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31일 KOTRA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성장률은 연 15∼40%에 이른다. 특히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프랜차이즈시장은 각각 50억 달러, 60억 달러의 황금 시장으로 꼽힌다.

베트남에서 2005년부터 즉석 빵인 ‘델리만주’를 파는 한일정유는 현재 하노이와 호찌민 등에 점포 6개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당 월 매출이 4만 달러(약 4000만 원)에 이른다. 현지 물가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에서는 2006년 프랜차이즈를 지원하는 법률이 처음 제정된 후 외식업과 대형할인 유통업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붐이 일고 있다.

1995년 10개였던 대형마트는 2008년 현재 140개로 급증했고, 미국 월마트, 프랑스 카르푸 등도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욱 KOTRA 하노이무역관 과장은 “베트남은 내년부터 외국계 프랜차이즈 단독 진출을 허용하는 등 관련 법률을 다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장품업체인 스킨푸드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대만 싱가포르 태국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매장 1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현지인이 2005년 한국에 와서 스킨푸드의 프랜차이즈 권리를 획득한 뒤 매장을 17개 열었다. 올해도 26∼30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스킨푸드 측은 “현지 날씨가 습하고 더워 수분크림과 모공케어, 화이트닝 제품을 특화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며 “한국 본사는 브랜드를 관리하고 해외 매장은 제품 수출을 도와 ‘윈윈’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제9차 말레이시아 국가개발계획에 프랜차이즈 산업 지원 제도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치킨업체인 제너시스 BBQ도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 안에 42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김재한 KOTRA 아대양주팀장은 “아세안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각국 소매 매출의 5∼15%에 그쳐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다만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진출하면 사업 노하우만 현지에 유출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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