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中증시, 바닥은 어디쯤…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중국 펀드 투자자에게 요즘은 악몽의 연속이다. 중국 증시가 연일 급등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5% 이상 폭락한 데 대한 반등으로 168.66포인트(4.94%) 상승한 3,580.15로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해 10월 6,092.06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41.2%나 하락한 상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 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종목으로 구성된 홍콩 H지수 역시 지난해 10월 말 20,400.07에서 최근 12,000 선까지 떨어져 40%가량 빠졌다. 최근 중국 증시의 폭락은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도 일정 부분 있다. 하지만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으로 지나치게 많은 주식이 증시로 쏟아져 들어왔고 중국 기업들의 실적 상승폭이 둔화되는 등 중국 내부 문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펀드를 환매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므로 주가가 반등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으며 신규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기를 활용해 투자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 수급, 실적, 인플레이션 3대 악재

최근 중국 증시에는 상장기업의 대주주나 금융기관이 증권거래법에 따라 갖고 있던 주식을 보유 의무 기간이 끝나 매물로 내놓은 비유통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나올 비유통주 물량은 3조 위안으로 추정돼 현재 중국 시가 총액의 14%에 이른다. 비유통주는 1분기(1∼3월)에만 1조 위안 가까이 쏟아져 최근 주가 급락을 촉발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상승폭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2007년 실적을 발표한 중국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중국생명보험, 시틱은행, 자오상은행을 제외하고는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제조업체들의 순이익 증가율(지난해 1∼2월 대비)은 16.5%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증가율(4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및 농산물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국 정부가 추가 긴축 정책을 실시할 가능성도 높아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스탠더드차터드(SC)은행은 올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5%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대형 펀드들에 매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증시를 안정시키려 하고 있지만 상황을 개선시키기에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하락으로 중국의 고금리를 노린 핫머니가 이미 상당 부분 중국으로 유입돼 증시를 강하게 부양할 경우 자금이 급격히 증시로 쏠리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결국 중국 정부는 신규 펀드 허가를 완화하는 등 제한된 수준에서만 증시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손절매보다 분할매입 추천할 만”

하지만 중국 증시의 가격 부담이 적어진 만큼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은 상하이증시의 경우 38배가량으로 떨어져 60배에 이르던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홍콩 H주의 PER도 지난해 10월 27배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절반 이하인 12배까지 떨어졌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가격 매력이 부각돼 중국 증시가 더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지속되는 데다 티베트 사태로 인해 베이징 올림픽 파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투자 심리가 풀릴 가능성이 낮아 증시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환 연구원은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불안하겠지만 지금 환매에 나서면 손실을 입을 수 있으므로 증시가 반등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가 많이 빠진 지금,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분할 매입으로 신규 투자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