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에 ‘프리미엄 봄바람’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최근 기업체에서 임원급 인사나 해외 바이어들의 공항 영접 등을 위해 쓰고 있는 ‘의전용 리무진 버스’의 실내. 원목 재질의 회의용 탁자와 소파 모양으로 제작된 좌석, 고급 오디오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다. 사진 제공 대우자동차판매
최근 기업체에서 임원급 인사나 해외 바이어들의 공항 영접 등을 위해 쓰고 있는 ‘의전용 리무진 버스’의 실내. 원목 재질의 회의용 탁자와 소파 모양으로 제작된 좌석, 고급 오디오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다. 사진 제공 대우자동차판매
12단 변속기에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 고급화…“보급형서 맞춤형으로”

《버스 시장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18일 버스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버스 시장은 2004년 7000대에서 2007년 1만2000대까지 늘어났다. 이 중 ‘프리미엄 버스’로 불리는 고급 관광버스가 2000대에서 5000대 선으로 늘어 성장세를 주도했다. 주5일 근무제 정착에 따라 각종 모임의 버스 임차가 늘어났고, 이에 맞춰 관광버스사업자가 늘어난 것이 전반적인 수요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버스업계의 설명이다. 승객들의 입맛도 까다로워져 고급 버스가 아니면 전세버스의 영업에도 차질이 있어 버스업자들의 주문이 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최근 ‘FX 시리즈’를 출시했다. 고급 수입차에 쓰이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실내등으로 사용해 반짝거림이 심한 기존의 ‘묻지마 관광버스 조명’에 비해 고급스럽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암모니아 계통의 ‘요소수(尿素水)’가 엔진에 분사되면서 유해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을 대폭 줄여준다. 음식 냄새 제거 등을 위한 음이온 공기청정기가 달려 있고, 12단 변속기를 처음으로 버스에 장착해 운행 중 변속 과정에서 덜컹거림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들어 고급 버스인 ‘유니버스’의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선보였다. 차체자세 제어장치와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 안전장치가 보강됐다. 운전석 유리도 기존의 2단 칸막이형 대신 전면 통유리를 선택사항으로 넣어 개방감을 높였다.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말 출시한 ‘뉴 그랜버드’는 실내 공기 배출구를 늘린 자연환기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승강 계단에도 LED등을 달았다.

고급 장치들이 들어간 만큼 프리미엄 버스 가격은 일반 버스(7000만 원)의 두 배 정도인 1억5000만 원 선이다.

의전용 버스의 경우 일반 버스에 비해 좌석 수가 절반(15∼20석) 정도이며 회의용 탁자, 고급 액정표시장치(LCD) TV까지 들어간다.

대우자판 유태기 전무는 “기업체에서 해외 바이어나 임원급 인사의 공항 영접 등에 쓰는 ‘의전용 리무진’의 주문이 부쩍 늘었다”며 “별도 주문을 통해 판매되는 의전용 리무진은 약 3억 원”이라고 말했다.

버스시장 확대에는 정부의 배기가스 기준이 계속 높아지는 것도 관련이 깊다. 관광버스사업자들이 기준에 맞춰 기존 버스를 개조하는 대신, 아예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신차를 구입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제조업체 간 판촉전도 치열하다. 17, 18일 대우자판은 관광버스사 사장단을 동행해 서울∼강릉 구간을 돌며 현대 유니버스와 자체적으로 비교시승 행사를 가졌다. 이 결과 FX가 10% 정도 연료소비효율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2월 자체 조사 결과 오히려 유니버스가 10% 정도 높았다”고 반박했다.

버스 제조업체들은 고급 버스를 일본과 유럽에도 수출하기 시작해 승용차에 이어 국내 자동차산업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