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학원 시장… ‘강자’ 중심 재편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코스닥 상장 교육기업 시가총액 5년새 14배로 팽창

요즘 한국에서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기업 간의 인수합병(M&A)이 가장 활발한 산업은 제조업이나 첨단업종이 아니고 사(私)교육 산업이다.

지난해부터 사교육 시장에는 국내외 투자전문회사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산업규모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자율형 사립고 신설, 대학입시 자율화와 같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사교육이 더 성장할 거라는 기대까지 더해져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교육 기업의 시가총액은 2002년 말 2540억 원에서 지난달 말 3조6479억 원으로 14배 이상의 규모로 커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37조4031억 원에서 87조5610억 원으로 1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 강사 1000명-수강생 3만 명 초대형 학원 탄생

전문가들은 한국의 사교육 시장은 머지않아 △일반인 대상의 초대형 학원 △일부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장 판도를 바꿀 주인공은 바로 초대형 학원. 지난해 9월엔 청산, 하이스트, 학림, 푸른, 길잡이 등 5개 대형 학원이 통합법인 ‘타임교육홀딩스’를 설립했다. 1000여 명의 강사, 3만여 명의 수강생, 50개의 분원을 보유한 초대형 학원이 탄생한 것이다.

또 특수목적고 전문학원인 하늘교육은 최근 중앙학원, 서울 서초 목동 및 인천 강화도의 종로학원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싱가포르 또는 영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학원들의 수강생은 5만여 명, 연간 매출액은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정봉일 선임연구원은 “강사의 영향력이 큰 사교육 시장에서 대형 학원들은 자본력으로 유명 강사를 영입해 학생들을 유인할 것”이라며 “큰 투자가 필요한 온라인 강의도 대형 학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하는 ‘사교육 재벌’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11월 의·치의학전문대학원 교육업체 파레토아카데미를 50억 원에 인수해 이달 초 서울 강남에 ‘메가MD’라는 직영 학원을 냈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1500여 명이 등록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7∼12월)엔 출판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은 영유아 대상 학습지 사업 외에 최근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 수험 준비학원인 미래경영아카데미를 계열사로 추가했다.

대교, 메가스터디, 웅진씽크빅과 같은 교육기업이 이처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매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브랜드파워를 구축한 이들은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을 타깃으로 하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더욱 몸집을 불려 나가는 중이다.

○ “현재 33조 원 시장 계속 성장할 것”

출산율이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사교육 산업이 번창하는 것은 교육비 지출이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996년 15만5000원에서 2005년 23만8000원, 2007년 26만8000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대우증권 송흥익 선임연구원은 “외환위기 직후 1, 2년을 제외하고 교육비 증가율은 매년 가계 소비지출 및 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며 “현재 33조 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사교육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도 몰려 지난해 12월 투자전문회사 ‘글로벌스타코리아펀드’가 특목고 전문학원 영재사관에 300억 원을, 지난달 ‘진대제펀드’는 CDI홀딩스에 164억 원을 투자했다. CDI홀딩스, 한솔교육, 에듀스파, 윈글리쉬닷컴 등은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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