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10명중 6명 “올해 CD금리 6% 안 넘을 것”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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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금리 꼭짓점 찍었나… 전문가 30인의 전망

지난해 11월 말 시작된 시중금리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21일부터 ‘3개월 변동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리기로 한 데 이어, 이달 초 공격적으로 올렸던 예금금리도 다시 인하하기로 했다.

국고채(3년) 금리는 이달 초 연 5.86%에서 18일 5.36%까지 급락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지난해 10월 2일(5.34%) 이후 100일이 넘은 16일(5.88%)에야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중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서는 ‘전주곡’일까.

동아일보 경제부가 시중은행장 및 지방은행장 10명과 민간 경제연구소의 금융전문가 등 30명에게 16∼18일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해 금리의 향방을 전망했다.

○ “금리 상승 상반기에 끝날 것”

조사 대상 경제 전문가 30명 중 19명(63%)은 “올해 CD 금리가 6%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CD 금리가 올해 안에 6%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 11명 중 8명은 시점을 1분기(1∼3월)로 예상했다.

전문가 30명이 내다본 3월 말 CD 금리의 전망치 평균은 연 5.86%로 18일 종가(5.87%)보다 낮았다. 이후에도 △6월 말 5.76% △9월 말 5.59% △12월 말 5.53% 등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상승이 언제 끝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25명(83%)이 상반기(1∼6월)로 답했다. 지난해 말까지도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처럼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은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시중은행의 자금 여건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된 영향이 크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팀장은 “올해 들어 증시 불안으로 예금에서 증시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급격하게 줄었고 은행도 최근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CD와 은행채 발행으로 채권값 하락(금리 상승)의 요인이 줄었다”고 말했다.

○ 외국인 채권 매입세로 돌아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자금 부족으로 국내 채권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이 최근 매입세로 돌아선 것도 금리 하향 추세의 주요 요인이다.

지난해 11월 28일 한 외국계 은행이 국고채(3년)를 팔아치우면서 국고채 금리는 연 5.69%에서 하루 만에 5.93%로 뛰어올랐다. 이는 2003년 3월 신용카드 위기 이후 하루 최대 변동 폭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약 400억 달러의 자금 공급을 결정하는 등으로 세계 자금시장에서의 자금 부족이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미국 FRB의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각국 중앙은행의 자금 공급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며 “최근 국채 시장의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는 외국인의 활발한 국채 매입세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달 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향후 금리와 관련해 “한동안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켰다.

○ 세계 금융시장 불안 요인 감안해야

최근의 금리 약세는 추세적인 변화가 아니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중은행의 자금 사정이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장기간 지속될 추세적인 변화인 데다 은행채와 CD의 만기 도래 물량이 적지 않아, 시중 자금 사정에 따라 언제든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

한국금융연구원 한재준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1∼6월) 은행채와 CD의 만기물량이 100조 원으로 추정된다”며 “일시적으로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외국인의 매매 동향도 금리 불안의 요인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글로벌 신용 경색이 본격화하면 지난해 11월과 같이 외국인들의 채권 매도에 따른 금리 급등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설문 참가 경제전문가 30인 (가나다순.)▼

강정원 국민은행장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팀장

권정호 한국투자증권 책임연구원

김종열 하나은행장

김진호 SC제일은행 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

송정환 산은경제연구소장

신관호 고려대 교수

신상훈 신한은행장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

유재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윤광림 제주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이장호 부산은행장

이화언 대구은행장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정경득 경남은행장

정용근 농협 신용대표

정태석 광주은행장

정현진 우리은행 부행장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하준경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한재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홍성주 전북은행장

황태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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