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따라하기]경영진 감시하는 기업 선택하라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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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자산가치나 수익가치를 따지는 정량적 분석과 이익의 질, 사업 전망, 경영진의 자질, 지배구조 등을 분석하는 정성적 분석의 2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 가장 난해한 부분이 바로 지배구조 분석일 것이다.

사실 전문 투자자로서도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를 깊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워런 버핏에 따르면 경영자는 주주들의 자본을 관리하는 집사이다. 하지만 일부 최고경영자는 마치 본인이 오너인 것처럼 생각하며 기업의 의사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들은 주주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때로는 일류 경영자라도 주주의 이익과 상반되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버핏은 이러한 기업의 지배구조를 이사회와 경영진의 관계로 분석해 3가지 형태로 나눴다.

첫 번째는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경우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의 이사회 형태다. 이런 경우 임원들은 마치 한 명의 가상오너가 존재하는 것처럼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장기적이란 말은 임원들에게 흔들릴 여지를 많이 준다.

이러한 지배구조 형태 중에 최악을 꼽으라면 바로 오너도 아니면서(또는 취약한 지분으로 강력한 오너십을 발휘하기 힘들면서도) 오너인 척 기업의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경우다. 1990년대 말 자금위기를 겪었던 일부 국내 기업이 그랬다.

두 번째는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처럼 지배주주가 곧 경영자인 형태다. 이때는 오너 겸 경영자의 부진한 실적이나 지나친 전횡이 있어도 임원들은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리고 세 번째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지배오너가 있는 경우다. 이 경우는 사외 이사들을 비교적 유용한 위치에 두고 있다. 그들은 경영자의 능력이나 자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오너에게 가서 불만을 말할 수 있다. 오너 한 사람에게만 의견을 말하면 되니까 그들의 의견이 타당하다면, 그리고 관심이 있는 오너라면 당장이라도 경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세 번째 경우가 가장 효과적인 일류 경영을 보장한다. 정직하고 유능한 최대주주가 존재하면서 현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는 형태의 지배구조야말로 장기 가치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형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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