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냐 기회냐” 고민하는 개미들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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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인 22일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다.

투매(投賣)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개인투자자(개미)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폭락했던 8월에 비해 더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우증권 황순영 안양지점장은 “투자자들이 미국과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환매와 보유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에서 재미를 못 본 중소형주 투자자들이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대량 매도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개인들의 중형주 순매도 금액은 490억 원으로 대형주(352억 원)보다 많았다.

증권사 객장에 나온 한 투자자는 “최근 상승장에서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올라 수익을 못 올렸는데 폭락장까지 겹치니 허탈할 뿐”이라고 씁쓸해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중국과 미국 증시의 악재는 이미 거론된 악재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가 급락한 틈을 이용해 일부 ‘큰손’이 저가 매입에 나서는 기미도 감지됐다.

이날 오전 한 증권사의 강남지역 지점에서는 코스닥 업체 주식에 2억∼3억 원의 뭉칫돈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추가 매입에 나선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화증권 르네상스지점 임주혁 과장은 “펀드 투자자들은 이날 급락으로 저가 매수를 통해 주가 반등의 이익을 누리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적으로 코스피지수의 하락 폭보다 적게 떨어지고 상승 폭보다 많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매를 고민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 환매를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이번 급락을 계기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 흐름에 대비해 분산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팀장은 “주가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신흥시장 내에서도 중국에만 투자하기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분산투자를 강화하고 가격이 오르는 원자재 펀드 등 대안 상품에 눈을 돌리는 등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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