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디자인 클리닉]투자 주머니 따로 차세요

  • 입력 2007년 9월 19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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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수요일자에 ‘자산 디자인 클리닉’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연령, 재산상태, 직업, 가족사항 등이 서로 다른 다양한 조건의 사례에 대해 증권사와 은행의 대표 프라이빗뱅커(PB)들이 재테크와 투자 요령을 설명해 주는 코너입니다. 실제 상담과 다름없는 내용이지만, 조건만 거론할 뿐 상담자의 구체적인 신상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삼성증권 손현준 Fn Honors 태평로지점 PB와 신한은행 김은정 PB고객부 재테크 팀장이 번갈아 집필을 맡습니다. PB 경력 14년차인 손 PB는 현재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250여 명의 자산 1500억 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인 김 팀장은 ‘부자 아빠는 아내가 만든다’는 책을 썼고 각종 재테크 강의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첫 회는 40대 중반 대기업 부장의 자산 관리 상담입니다.》

Q: 45세 기업 부장입니다. 결혼을 늦게 해서 아이들이 5세, 3세로 어린 편입니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시가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 수입이 연 6000만 원(세후), 피아노학원 강사인 아내의 수입이 연 3000만 원(세후)가량입니다만 아내는 아이들 때문에 곧 일을 그만둘 생각입니다. 현금 자산은 정기예금 5000만 원, 청약예금 1500만 원이 있습니다. 또 집을 살 때 팔고 남은 우리사주 8000만 원어치도 있습니다. 대출이 2억 원 있습니다. 집을 사면서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아 퇴직금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월 150만 원씩 적금을 부어 퇴직 후 아내와 함께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 노후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적금은 3000만 원이 모였네요.

A: 직장에 다니는 동안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때 노후 준비의 기반을 다져 놓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저축에서 투자로 자산 관리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중고교에 진학하는 7, 8년 후부터는 목돈 마련이 더 힘들어지는 만큼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 목표 따라 투자 주머니 나눠야

이분의 재무 목표는 크게 ‘자녀 교육비 마련’과 ‘은퇴 후 사업자금 마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투자 주머니’를 따로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분은 현재 고가(高價)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서 청약예금은 청약가점제 시행 이후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청약예금 1500만 원과 은행 정기예금에 묶여 있는 돈 5000만 원은 ‘교육비 마련 투자 주머니’에 넣을 것을 제안합니다.

자녀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투자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고수익 추구 상품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6500만 원 가운데 4000만 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고 나머지 2500만 원은 해외 이머징 마켓 주식형 펀드에 불입하는 것이 어떨까요. 연 기대수익률을 12%로 잡는다면 5년 후 약 1억1400만 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주 주식 8000만 원어치와 적금으로 모은 돈 가운데 2000만 원은 5년 후 퇴직을 대비한 ‘사업자금 마련 투자 주머니’에 넣기로 합니다. 우리사주로 받은 주식은 주가 상황에 따라 가치가 변할 수 있으므로 팔아서 안정적인 펀드에 넣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노후를 위한 돈이므로 원금 보전 장치가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 기대수익률을 10%로 산정하면 5년 후 1억6000만 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작은 학원을 창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개인연금으로 노후 준비도

적금 중 1000만 원은 비상용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둡니다. 형편만 된다면 비상용 현금은 3개월치 정도의 생활비를 보유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그리고 현재 적금으로 넣는 월 150만 원은 부부의 노후를 대비한 개인연금펀드에 불입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10년 이상 장기 적립 투자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직장을 그만두면 투자 금액을 줄일 수도 있고 직장을 다니는 기간에는 연 300만 원의 소득공제혜택도 받을 수 있어 유리합니다.

150만 원을 10년간 계속 불입해 연 10%로 투자하고 65세부터 종신으로 연금을 수령한다고 가정할 때 매달 133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노년 부부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금액이지요.

손현준 삼성증권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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