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도시가 이들 국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신도시를 건설하는 데 보통 20∼30년 이상 걸리지만 한국은 5∼10년 만에 완공한다는 점이 갈 길 바쁜 이들 국가에는 매력이라고 하는군요.
한국형 신도시는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첨단 ‘U-시티’로 개발돼, 관련 품목 수출 확대 등 추가적인 부가가치도 기대됩니다. 이 때문에 해외 신도시 개발이 한국 건설업계의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의욕이 너무 앞서다 보니 공기(工期)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일부 시행착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 및 건설업계의 준비 부족과 무리한 계획으로 착공 시기가 당초 7월에서 빨라도 올 연말 이후로 늦어질 것이 확실시되는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사업 같은 사례가 빈발하면 자칫 한국의 국가적 신뢰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본보 9일자 A1면 참조
정부 工期못맞춰 국제 신뢰 먹칠
민간업체가 주축이 돼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곳에서는 국내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신도시 개발은 한국의 ‘블루 오션’이 아니라 자칫 ‘레드 오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좀 더 신중하게 해외 신도시 개발에 접근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은 한계가 있다지만 장기적으로 신도시 개발 사업을 총괄 지휘할 수 있는 민간 ‘디벨로퍼’ 육성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정부는 또 민간기업들이 안심하고 새로운 ‘블루 오션’을 개척하도록 측면 지원과 홍보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민간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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