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한국 FTA비준史…칠레 비준案 통과 16개월 걸려

  • 입력 2007년 4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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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까지 칠레(2004년 4월), 싱가포르(2006년 3월),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2006년 9월·이상 발효시점)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협정이 발효됐다.

태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9개 회원국과는 지난해 4월 상품분야 FTA 협상을 타결했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 동의안이 통과됐다.

첫 번째 대상 국가였던 칠레와의 FTA는 2002년 10월 협상이 타결됐지만 비준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1년 4개월 뒤인 2004년 2월 이뤄졌다. 당시 협정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들과 농촌 출신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해 본회의 처리가 세 차례나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4년 11월 협상이 타결된 싱가포르와의 FTA는 1년 1개월 만인 2005년 12월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EFTA FTA는 2005년 7월 협상이 타결됐지만 2006년 6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비준안 처리에는 11개월이 걸렸다.

이처럼 비준안의 국회 통과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은 협정 대상이 상품은 물론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등 넓은 분야에 걸쳐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이나 산업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일수록 관련 의원들의 ‘보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올해 말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농민 표’를 의식해 2009년 이후에나 한미 FTA의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과도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예비 협의를 마친 EU와는 올해 안에 공식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캐나다 FTA 협상은 2005년 예비협의를 시작해 2월 9차 협상까지 마쳤다. 멕시코와는 지난해 2월, 인도와는 지난해 3월부터 공식 협상을 시작해 현재 진행 중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한국이 한중일 3국을 묶는 FTA 체결을 통해 동아시아 경제권의 중심 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민간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은 일정 기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수산물 개방 문제를 포함해 양국의 경쟁력 있는 산업 가운데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2004년 11월 6차 협상을 벌인 뒤 농산물 분야 개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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