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에도 ‘차이나 바람’…투자펀드 수익 짭짤

  • 입력 2007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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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이 마련한 ‘차이나게이트’ 전시회장에서 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중국 작가를 소개한 이 전시회에는 국내 주요 갤러리 오너들이 대부분 다녀가는 등 중국 미술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제공 아르코미술관
아르코미술관이 마련한 ‘차이나게이트’ 전시회장에서 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중국 작가를 소개한 이 전시회에는 국내 주요 갤러리 오너들이 대부분 다녀가는 등 중국 미술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제공 아르코미술관
《# 갤러리 ‘표’는 2005년 중국 유명 화가 웨민쥔(岳敏君)의 작품을 5000만 원에 구입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이 작품의 가격은 3억 원이 넘는다. 표 갤러리 이정미 큐레이터 이사는 “중국 유명 작가들의 작품은 2년 사이에 4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며 “이들의 그림은 투자자들이 몰려 1∼2년 이상 기다려도 구하기 힘들어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라고 말했다.

# PKM 갤러리가 지난해 6월 개최한 ‘컨템포러리 차이나(현대의 중국)’ 전시회에서는 중국 유명 화가 작품 15점이 전시됐다. 갤러리가 7000만 원에 산 쩡판즈(曾梵志)의 그림은 전시회가 시작되자마자 1억 원에 팔렸다. 이 갤러리 서정화 큐레이터는 “전시된 작품의 70%가 첫날 팔려 나갔다”며 “당시 판매된 작품은 현재 50% 이상 가격이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미술품 시장에서 중국 투자 열기가 뜨겁다.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쏟는 중국의 부호(富豪)들이 늘어난 데다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중국 미술품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유명 작가의 작품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 미술품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갤러리 앞다퉈 중국 진출

굿모닝신한증권이 표 갤러리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선보인 ‘서울명품아트사모펀드’(설정액 75억 원)는 한국 및 중국 작가 작품에 절반씩 투자했다. 현재 한국 작가의 작품 가격은 1.5∼2배로 오른 데 비해 중국 작가 작품은 3, 4배로 오른 상태다.

아르코미술관이 중국 작가 11명을 한국에 소개한 ‘차이나게이트’ 전시회(2006년 12월∼2007년 1월)에는 국내 주요 갤러리 오너 대부분이 다녀갔다.

아르코미술관 윤상진 책임큐레이터는 “갤러리 오너들이 일반 전시회장을 대거 찾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중국 작가들에게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 갤러리들도 앞 다퉈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2005년 12월 아라리오갤러리가 한국 갤러리로는 처음 베이징에 지사를 낸 것을 시작으로 표 갤러리, PKM갤러리, 문 갤러리, 공화랑 ‘대안공간 이음’ 등 주요 화랑들이 중국에 나간 상태다.

○ “과열 vs 지속 성장” 평가 엇갈려

중국 미술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강남대 경제통상학부 서진수(미술시장연구소장) 교수의 논문 ‘중국미술시장연구-경매시장과 정보화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중국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2004년 9349억 원으로 전년보다 215% 성장했다. 2005년에는 2조175억 원으로 전년보다 115% 더 커졌다.

개별 화랑에서 거래되는 미술품은 집계가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실제 미술품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서 교수는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건설 붐이 일면서 호텔, 빌딩 등에서 미술품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미술품에 대한 중국 부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작고한 박수근 씨의 그림이 10억여 원에 경매되는 데 비해 살아 있는 장샤오강(張小剛)의 작품은 7억 원에 팔리는 등 중국 미술품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여 투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PKM갤러리 서 큐레이터는 “거품 우려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 등 특수가 있는 데다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어 중국 미술품 시장은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작가군도 광범위한 만큼 지속적으로 중국 작가와 작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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