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건축자재 유통업’ 나선다

  • 입력 2007년 1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LG그룹이 이르면 3월에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종합 유통 법인을 설립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키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LG그룹은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 등이 계열 분리된 뒤 LG전자, LG화학, LG필립스LCD 등 주력 계열사가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해 왔다.

계열 분리된 그룹의 사업과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신(新)사업을 모색한 끝에 결국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업 진출로 방향을 잡았다.

○ 작년 5월경 프로젝트팀 구성

LG그룹 관계자는 30일 “3월 출범을 목표로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 전문 계열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만간 법인장(대표이사) 인선 작업을 마친 뒤 2월 말까지는 법인장과 사업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그룹은 대표이사 인선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법인 설립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본금 등 구체적인 법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LG그룹은 지난해 5월경부터 지주회사인 ㈜LG를 중심으로 관련 계열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건축재 유통사업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새로운 사업의 방향 설정과 규모에 대해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현재 계열사인 LG화학에서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를 생산 판매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유통망(대리점)과는 별개로 여러 제조업체의 건축 및 인테리어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LG그룹이 시도하는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업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도전하는 사업. 대형 할인점 형식의 ‘원 스톱’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업으로 미국계 기업인 홈데포, 로스나 영국계 B&Q 등이 세계 각지에서 벌이는 사업과 비슷하다.

한국에는 2005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B&Q가 서울 구로구에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 전문 매장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나 국내 대기업이 이 사업에 뛰어든 예는 없다.

소비자나 도매업자들이 직접 대형 매장을 방문해 필요한 제품을 골라 구입하도록 하는 형태로 대리점 또는 직영점 위주로 운영되는 현재의 건축 및 인테리어 용품 유통업과는 다르다. 이들 업체는 현지에서 인테리어 제품 외에 가정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 24조 원 중국시장 진출도 노려

해외 주요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업체(홈센터) 현황
(자료: 각 사 홈페이지)
업체본사 소재지매장 수
홈데포미국2000여 개
로스미국1375개
B&Q영국404개
이케아스웨덴237개
LG그룹의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업 진출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최근 급성장한 중국 자재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테리어 자재 시장 규모는 2000억 위안(약 24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 연평균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또 계열사인 LG화학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인테리어 브랜드 ‘지인(Z:IN)’을 출시해 안착한 점도 향후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배경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외국계 가정용품 유통 업체들이 국내 업체와 합작 등의 형태로 한국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다른 건축 자재 생산 업체들도 유통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인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유통 시장이 향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형식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LG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미미한 수준인 소비자 직접 판매 시장이 앞으로 전체 시장의 20% 규모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