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업무경력에 딱 맞는 ‘성공 아이템’ 따로 있다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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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서 17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이승찬(50) 씨는 지난해 7월 소규모 사업자에게 사무실과 집기를 임대하는 비즈니스센터를 열었다.

이 씨는 증권사 근무 시절의 경험을 살려 입주한 사업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고 투자자도 소개해 줬다. 이 점이 ‘초보 사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일부 입주자는 다른 예비 창업자에게 이 씨의 비즈니스센터 입주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 씨는 “입주자들이 업무 공간을 빌리면서 ‘노하우’도 함께 얻을 수 있어 만족하는 것 같다”며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나눠 줄 수 있어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직장을 다니다 정년퇴직하거나 정년에 가까워 퇴직한 사람이 창업에 뛰어들려면 직장 생활의 경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소자본 창업시장에 퇴직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창업 전문가들은 퇴직자들에게 자신이 하던 일과 성격이 비슷한 업종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 “사무직 출신 ‘보기 좋다’고 학원 손댔다 줄줄이 실패”

평소 대인(對人) 접촉이 많지 않은 사무·관리직 출신 퇴직자는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업종보다는 재고관리나 회계업무가 필요한 판매업이나 비즈니스센터, 편의점, 제과점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창업 컨설팅업체 FC창업코리아의 강병오 대표는 “흔히 사무직 출신이 ‘보기 좋다’고 학원 운영을 시작했다가 실패하는 일이 많다”며 “교육사업은 영업 활동을 많이 해본 사람에게 잘 맞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직 출신 퇴직자는 환경 관련업, 컴퓨터나 자동차 관련업, 수리점 등 재활용 사업이 좋다. 손재주가 있고 차별화된 기술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사회 트렌드를 읽는 훈련을 해온 기획·홍보직종은 광고, 홍보 대행업이나 독특한 아이템의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강 대표는 조언했다.

○ “공무원 교사 출신 웬만하면 창업하지 말라”

창업에 가장 좋은 직장 경력으로는 영업이나 서비스 업종이 꼽힌다.

김나위서비스경영연구소의 김나위 소장은 “어떤 업종이든 창업 자체가 바로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라며 “영업, 서비스업 출신이 직장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외식업이나 방문 서비스를 주로 하는 무점포 사업, 건강, 운동용품 관련 사업 등이 적합하다.

반면 공직자, 교사 출신은 창업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창업 컨설턴트들은 이들에게 창업 대신 연금생활을 권하기도 한다.

○ “유행 타는 업종 ‘막차’를 조심하라”

하지만 경력을 살린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수익성과 안정성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유행’을 타는 업종은 ‘막차’를 탈 수 있으므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창업 컨설팅업체인 맥세스실행컨설팅의 서민교 대표는 “퇴직자들이 창업을 가볍게 보고 무작정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라며 “철저한 시장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직장에서의 지위나 경력만을 믿고 체면에 얽매이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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