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명품을 찾아서]<4>하이록코리아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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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 밸브 전문 업체인 하이록코리아가 2005년 3월 세계적 발전설비업체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너지’에서 배관 연결 관이음쇠(피팅)의 ‘공급자 승인’을 받기까지는 꼬박 1년 3개월이 걸렸다.

GE에너지가 지정한 연구소에서 960개 상품의 테스트를 받았고 부산공장의 실사(實査)도 이뤄졌다.

하이록코리아 문휴건 사장은 “GE에너지에 피팅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업체는 전 세계에 7곳뿐”이라며 “글로벌 업체로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 회사는 배관의 상태를 점검하는 계측용 밸브, 배관을 연결하는 초정밀 피팅 개발에 30년째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자동차에 주로 쓰이던 이들 제품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형 선박은 물론 발전소, 석유화학시설 등에 사용되고 있다.

○ 작년 수출 312억… 전체 매출의 46%

지난해 7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낭보(朗報)가 전해졌다.

중국 최대의 석유화학산업단지인 상하이에서 공장을 짓고 있는 독일 바스프 현지 법인으로부터 약 100만 달러의 주문을 따낸 것.

문 사장은 “바스프가 먼저 입찰 참여 제의를 했고 연간 매출 80억 달러의 세계 최대 밸브업체인 미국의 스웨지록을 제치고 수주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가 거래하는 세계적 규모의 기업은 바스프, 지멘스, 벡텔 등 60여 곳에 이른다. 미국 네덜란드 호주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국에 90여 개 지점(직영은 5개)을 두고 있다.

문 사장은 해외시장은 ‘생존’을 위해 선택한 결정이었다고 회고한다.

이미 국내 밸브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 규모는 세계의 1%(약 2000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기 때문이다.

1999년 삼성중공업을 통해 이란의 사우스파스 가스전 개발에 5억 원어치의 밸브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거래 국가를 늘렸다. 지난해 수출은 31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46%)에 육박한다.

○ 고성장-고수익 두 마리 토끼 잡다

하이록코리아는 전형적인 ‘굴뚝’산업이지만 수년째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매출액은 2003년 360억 원에서 지난해 685억 원으로 3년 만에 두 배로 성장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15%(영업이익 100억 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올해 실적도 밝게 전망하고 있다.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조선업의 호황으로 2010년까지 공급 물량이 확정돼 있는 데다 중동지역의 플랜트와 발전설비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문 사장은 “장차 3000억 원대의 매출을 달성해 세계 3위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하이록코리아가 전 세계 밸브 피팅 공급량의 80%를 독차지하고 있는 2개 ‘골리앗’(스웨지록과 파커 하니핀)의 공략에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다.

부산=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애널리스트의 눈 - 정동익 CJ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산업용 초정밀 관이음쇠(피팅·fitting) 및 밸브 전문업체로 석유화학시설, 조선, 철도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조선 석유화학 업황 호조로 전망도 밝다. 국내 독점적 지위로 수년째 사상 최고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50% 올랐으나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로 낮은 편이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의 주요 경쟁사가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다국적기업이라는 점, 원-달러 환율 하락시 수출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은 위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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