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행복한 참여, 행복한 상생, 행복한 변화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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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축구 경기를 한 뒤 대중목욕탕에 갔다.

항상 밝게 웃는 16세 ○○과 함께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얘기를 나눠보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목욕탕에 왔다는 것이다. 그 아이는 “아저씨, 16년 뒤에 또 오셔서 같이 목욕해요”라고 했다.

덤덤한 말이 한동안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 자원봉사단의 해외봉사팀 일원으로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 시의 조선족 복지시설 ‘희망원’을 찾은 서진석 매니저의 사연이다.

그는 “아이의 얘기를 듣고 아픈 곳을 찔린 것처럼 한동안 마음이 아렸다”며 “자원봉사를 할 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해지고 일에 대한 의욕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 ‘행복나눔 재단’의 강혁 대리는 1월 베트남 북부 하빙 성의 자모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홍 반장’을 잊지 못한다.

13세쯤 되는 그는 봉사단이 진행하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주변을 빙빙 돌았다. 그래서 영화 제목을 딴 별명이 생겼다.

4박 5일의 일정이 지나 헤어질 시간이 됐다. 일행이 버스에 오르는데 홍 반장이 나타났다. 아이는 철사로 만든 팔찌를 봉사단원들에게 건네며 인사를 했다. 자신의 주소와 이름을 적어 주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이름은 ‘요’이었다.

○ 행복을 나눈다

사회공헌은 기업을 건강하게 만든다. 특히 해외에서 자원봉사를 경험한 이들은 얼마 뒤 그 국가의 홍보대사로 변신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SK텔레콤의 사회공헌은 행복한 참여, 행복한 상생, 행복한 변화의 3대 원칙에 맞춰져 있다.

김도영 사회공헌팀장은 “글로벌 사회공헌의 목표는 국경을 뛰어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며 “사람을 바꾸는 것이 행복나눔 경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자원봉사 경험자의 경우 ‘글로벌 시민 의식’을 갖게 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이 오랜 시간 공들여 온 교육장학사업은 SK텔레콤 글로벌 사회공헌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문맹률 낮추기 등 다양한 교육문화 사업을 펴고 있다. ‘장학퀴즈’로 상징되는 그룹의 교육에 대한 사회공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 대한 새 모델을 제시하면서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에서는 도서관 지원 사업에 주력한다. 주요 대학의 도서관을 중심으로 도서관을 리모델링해주고 서적을 공급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가난하지만 교육열이 뜨거웠던 한국의 1960년대와 비슷한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18일에는 리모델링한 하노이 국립도서관 오픈 행사를 가졌다. 2008년까지 32만 달러를 투입해 호찌민과 하노이, 다낭 등 3개 지역의 26개 도서관을 지원한다.

2003년 8월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어린이를 위한 ‘평화학교’ 개소식과 평화 축제를 개최했다. 평화학교는 고객들의 통화료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와 회사 측이 동일한 금액의 후원금을 내서 마련한 재원으로 설립됐다.

○ SK 좡위안방과 오퍼레이션 스마일

두 사업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 가운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방송사를 옮겨 30년 이상 장수하고 있는 ‘장학퀴즈’는 2000년 중국에 상륙하면서 ‘SK 좡위안방(壯元榜)’이 됐다. SK텔레콤과 SK㈜가 주 후원사로 현재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매주 금요일 저녁 무렵이면 베이징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에서 청소년의 발길이 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퍼레이션 스마일(Operation Smile)’은 안면기형이 있는 베트남 어린이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세민 얼굴 기형 돕기회’와 함께 1996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2300여 명의 어린이에게 밝은 웃음을 선물했다. 지원 규모는 연간 1억2000만 원에서 2억 원이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공헌 사례다.

10주년인 2005년 6월에는 하노이에서 수술 뒤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어린이 20여명과 가족을 초청해 장학금 전달행사를 열었다.

올해 10월엔 호찌민 시에 ‘SK텔레콤 IT센터’를 설립해 현지의 정보기술(IT) 전문인력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다

SK텔레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서 특히 자주 거론되는 것은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말이다. 일시적인 지원보다는 어려운 이웃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행복도시락’과 ‘장애통합교육 보조원’ 사업을 통해 3년간 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1994년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빚만 잔뜩 짊어졌습니다. 좌절감과 채무 독촉에 못 이겨 삶을 끝낼 생각도 했습니다. (…) 저는 아직 53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신체도 건강합니다.”

구직 사연을 보낸 이 남성은 현재 부산의 ‘행복도시락’ 해운대점에서 도시락 배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행복도시락 사업은 기업과 정부, 비정부기구(NGO)가 참여해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적 사례다. 결식 이웃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한편 구직자들은 센터에서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달원 등의 업무를 익히면서 자활의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신당점을 시작으로 14개 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사업을 통해 2007년까지 약 700개의 일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장애통합교육 보조원 사업은 장애아동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특수교육보조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저소득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장애학생의 교육권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얻고 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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