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안정은 집세·농수산물 덕분"

  • 입력 2006년 12월 25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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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물가 안정 추세는 농수축산물과 집세 항목의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이례적으로, 특히 집세의 경우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는 전세 가격 상승이 앞으로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최근 물가 안정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중기 목표 범위인 2.5~3.5%(근원물가 기준)를 밑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중치 10.7%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작년 하반기 이후 작황 호조에 따라 0% 안팎에 머물고 가중치 13.1%의 집세도 작년 0.2% 떨어진데 이어 올해 역시 0.5% 안팎의 매우 낮은 상승률로 소비자물가 지수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농축수산물과 집세 항목을 제외하면 작년과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3.4%, 3.1%로 실적치 2.7%, 2.4%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농축산물 가격은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기후 변화 등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집세도 실제 가격 변동을 1~2년 뒤늦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향후 물가관리 측면에서 유의해야 한다고 KDI는 조언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집세 항목은 해당 시점에 계약된 전세 가격 뿐 아니라 현재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과거의 전세가도 지수 산정에 포함돼 전세 시장의 실제 상황에 후행하는 만큼,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내년 및 2008년 집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KDI는 또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환율 하락이 상쇄한 것도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으로 작년과 올해 0.3~0.4%포인트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했지만, 환율 하락이 비슷하게 0.3~0.4%포인트 정도 물가를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KDI는 이와 함께 최근 소폭 마이너스(-)인 총 수요 압력이 내년말 '0' 수준에 수렴하고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각각 925원, 배럴당 55달러로 최근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농산물과 전세 가격의 점진적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다소 높은 2%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급격한 경기 하락이나 상승, 10% 수준의 환율 변동, 50%이상의 유가 변동, 0%이상 또는 6%이상의 농수출산물 가격 변동 등이 나타난다면 가능성은 낮지만 내년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3.0%의 예상 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다고 KDI는 덧붙였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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