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이례적으로, 특히 집세의 경우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는 전세 가격 상승이 앞으로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최근 물가 안정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중기 목표 범위인 2.5~3.5%(근원물가 기준)를 밑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중치 10.7%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작년 하반기 이후 작황 호조에 따라 0% 안팎에 머물고 가중치 13.1%의 집세도 작년 0.2% 떨어진데 이어 올해 역시 0.5% 안팎의 매우 낮은 상승률로 소비자물가 지수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농축수산물과 집세 항목을 제외하면 작년과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3.4%, 3.1%로 실적치 2.7%, 2.4%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농축산물 가격은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기후 변화 등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집세도 실제 가격 변동을 1~2년 뒤늦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향후 물가관리 측면에서 유의해야 한다고 KDI는 조언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집세 항목은 해당 시점에 계약된 전세 가격 뿐 아니라 현재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과거의 전세가도 지수 산정에 포함돼 전세 시장의 실제 상황에 후행하는 만큼,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내년 및 2008년 집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KDI는 또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환율 하락이 상쇄한 것도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으로 작년과 올해 0.3~0.4%포인트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했지만, 환율 하락이 비슷하게 0.3~0.4%포인트 정도 물가를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KDI는 이와 함께 최근 소폭 마이너스(-)인 총 수요 압력이 내년말 '0' 수준에 수렴하고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각각 925원, 배럴당 55달러로 최근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농산물과 전세 가격의 점진적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다소 높은 2%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급격한 경기 하락이나 상승, 10% 수준의 환율 변동, 50%이상의 유가 변동, 0%이상 또는 6%이상의 농수출산물 가격 변동 등이 나타난다면 가능성은 낮지만 내년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3.0%의 예상 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다고 KDI는 덧붙였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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