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회장은 “시대 흐름에 맞는 사내교육을 해 달라”는 직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9월부터 합숙교육의 내용을 완전히 바꿨다. 기존의 패기와 정신무장 대신 반짝이는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바꾼 것. 올해 9월 ‘블루오션(경쟁 없는 시장) 혁신학교’로 거듭난 경기 평택시 LG전자 러닝센터의 교육현장을 7일 가 봤다. 이 교육은 이 회사 직원 2만2000여 명이 모두 받는 교육이다.
○ ‘블루오션 크루즈’에서 기르는 창의력
강의실 바깥 벽면에는 유람선 한 척이 크게 그려져 있었다.
‘블루오션호’란 푯말이 붙은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니 실내가 마치 유람선 안처럼 꾸며져 있다. 회사 직원으로 구성된 강사진은 선원처럼 흰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블루오션 크루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이 선상 여행을 통해 평소 간과했던 것을 볼 줄 아는 능력이 생길 것으로 믿습니다.”
이날은 3박 4일 동안의 합숙교육 프로그램 중 사흘째 되는 날.
각 사업 부서에서 모인 직원들은 삼삼오오 팀을 이뤄 이 회사의 신제품을 가상으로 만들어냈다. 태양열 배터리 휴대전화, 동영상을 저장하는 냉장고, 혈압을 측정해 주는 마우스….
팀원들은 “이름 대신 ‘마이크’와 같은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기 때문에 직급 간 장벽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 “고객의 요구를 창의적으로 받아들여라”
블루오션 혁신학교의 주력 프로그램은 ‘상상 플러스’. 디지털카메라로 지금까지 깨닫지 못하던 새로운 시각을 담는 과제다. 어떤 팀은 벽면의 콘센트 등 각종 전자제품에 나타난 사람의 웃는 얼굴을 포착해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늘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것을 새롭게 보는 훈련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맞추기 위한 것. LG전자는 교육 기간 중 나온 각종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사내 인트라넷에 실어 직원들이 평상시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곽숙철 LG전자 블루오션 혁신학교 팀장은 “실행력보다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며 “얼음물에 몸을 담그는 ‘스파르타’식 교육보다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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