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연내 타결 꿈 접고…4차협상 별 소득 없이 종료

  • 입력 200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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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한미 FTA 제4차 협상 결과
분야결과
농업―한국 수정 개방안에 미국 불만 표시―세이프가드 등 도입 합의
의약품―견해차 여전
섬유―미국에 개방안 수정 요구했으나 거부당함―미국은 원산지 규정 고수. 세이프가드 도입 요구
자동차―기술표준(안전기준) 작업반 설치 합의
금융―한국, 국책금융회사 13곳에 대해 FTA 적용 예외 요구―미국은 5차 협상에서 의견 밝힐 예정
무역구제―한국의 반덤핑 규제 개선 요구에 미국 반대 의견 고수―계절관세 도입 합의
서비스―방송통신 융합서비스 견해 차 재확인―상호 개방안 개념을 명료화하는 작업 지속
노동―공중의견제출제도에 대해 의견 교환―분쟁 해결 절차에 대해선 이견

23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4차 협상이 큰 소득 없이 27일 끝났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막바지 협상을 위한 기본 틀은 갖췄다”고 평했다.

양국은 12월 초 미국에서 5차 협상, 내년 1월 중순 한국에서 6차 협상을 하기로 했다. 당초 5차례 협상으로 타결 지으려던 한미 FTA 협상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 상품 분야는 ‘일부 진전’

상품 분야는 미국이 관세 양허안(개방안)을 두 번이나 수정하면서 다소 진전을 보였다.

23일 한국이 미국의 1차 수정안을 거부해 협상이 중단되자 미국은 다음 날 추가로 1000여 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폐지’로 분류한 2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이 제시한 2차 수정안에도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는 아직 관세 폐지 계획이 없다는 뜻의 ‘기타’로 분류됐다. 아직은 갈 길이 먼 셈이다.

○ 섬유와 무역구제는 ‘제자리걸음’

사흘간 열릴 예정이었던 섬유 분야 협상은 개방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버티기’ 전술로 이틀 만에 중단됐다.

미국이 연간 13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한국 섬유 수출품의 개방 시기를 ‘기타’에서 ‘10년 내’로 바꾼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한국 협상단은 “안 받은 것으로 하겠다”며 돌려줬다. 10년 내 관세 폐지로는 개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무역구제 분야에선 한국이 반(反)덤핑 조치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다자 간 무역협상에서 해결할 문제이지 FTA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며 반대 의견을 고수했다.

김 대표는 “5차 협상에서는 무역구제 부문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농업은 ‘아직 시작 전’

미국의 개방 요구가 거센 농업 분야도 큰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 미국이 284개 민간품목 중 138개의 관세 폐지 이행 기간을 줄이겠다는 한국의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양국은 한국 측이 요구한 세이프가드와 저율할당관세(TRQ) 도입에는 합의했다.

그러나 농업 분야 협상은 5차 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웬디 커틀러 미 수석대표는 앞으로 협상에서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혀 개성공단 문제는 타결이 힘들게 됐다.

서귀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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