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등 미국과 FTA 맺은 국가의 경험담

  • 입력 2006년 9월 14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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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논쟁에서 멕시코 사례가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멕시코 경제의 부정적인 측면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탓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찬성론자들은 문제의 근원이 다른 곳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뜨거운 논쟁 속에 14일 서울 삼성동 한국무역센터 대회의실에서 'FTA와 경제구조의 변화: 외국의 경험과 시사점'을 주제로 국제회의가 시작됐다.

이틀간 이어지는 회의에선 미국과 FTA를 맺은 당사국인 멕시코 칠레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등의 경제 전문가들이 직접 참석해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멕시코

NAFTA 체결로 멕시코 경제에 얻은 게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미국 경기의 부침(浮沈)에 따라 멕시코 경제가 출렁거리고, 경제 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해 고용은 부진하다는 점 등은 문제로 지적됐다.

제라도 에스퀴벨 멕시코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모든 FTA는 득과 실이 있지만 NAFTA는 멕시코 경제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지역간 격차가 커진 문제는 미리 예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

칠레에선 30년째 폐쇄형 국가주도 경제에서 개방형 시장중심 경제로 바뀌는 변화가 진행중이다.

클라우디오 브라보 칠레대 교수는 "칠레는 적극적인 개방정책 덕분에 최근 5년간 7%대의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지역도 다변화되고 있다"며 "개방정책이 무역, 경제성장, 고용 등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알레잔드로 자라 칠레 중앙은행 연구위원은 "개방이 칠레 경제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고, 거시경제 안정과 금융부문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페루

올해 4월 미국과 FTA를 체결한 페루는 앞으로 20년간 약 4.59%의 경제성장률 증가, 10.32%의 수출증대, 6.97%의 수입증대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베르토 아부사다 페루경제연구소장은 "미국과 페루는 FTA를 위해 2004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2년간 13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이에 비해 한국과 미국은 약 8개월간 5차례 공식 협상이 예정돼 있다.

그는 "페루는 미국과 투자 분야에 있어서 투자자와 정부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고, 지적재산권에 관한 분야에선 제한과 예외를 뒀으며, 중소기업도 우대할 수 있게 했다"고 소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을 포함한 중남미 국가들과 FTA를 맺은 후 올해 4000여 개 이상 상품의 관세를 철폐했다. 다만 쌀 콩 양파 등은 5¤2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

에스더 아리스티 글로벌 파운데이션 연구위원은 "FTA 덕분에 국민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미국에 대한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FTA를 계기로 금융시장 개혁, 행정구조 개혁과 현대화, 기업과 정부의 투명성 제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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