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 6,7월엔 주가 뛴다는데…올해도 서머랠리 없다

  • 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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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도 서머 랠리(Summer Rally)가 있을까?’

아쉽게도 상당수 국내 증시전문가는 ‘없다’는 쪽에 손을 든다.

서머 랠리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초여름인 6월이나 7월 초에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을 말한다. 외국에선 보통 한 달 이상의 장기 휴가를 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많이 사 놓는 경향이 강해 이런 현상이 일시적으로 벌어진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서는 서머 랠리가 ‘남의 일’이라는 것이다. 반등은커녕 여름에 시름시름 앓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휴가 끝나면 주가 대부분 맥 못춰

매년 초여름이 되면 애널리스트들은 서머 랠리를 기대하는 각종 보고서를 내놓지만 사실 한국에서는 서머 랠리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월별 코스피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면 여름 휴가철(6∼8월)이 장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전달에 비해 상승률이 6월은 0.88%, 7월은 0.70%에 그쳤고 8월에는 오히려 0.81% 떨어졌다. 10년간 코스피지수 월별 평균상승률(0.9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휴가 가기 전과 휴가가 끝난 뒤의 코스피지수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휴가 전(5월 말)과 휴가 후(8월 말)의 코스피지수를 봤더니 주가가 오른 것은 세 번에 불과하고 나머지 일곱 번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가 끝나면 주가가 떨어져 있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해는 5월부터 시작된 활황세가 여름까지 이어져 예외적인 케이스였다.

○경제-시장 상황 좋을 때만 랠리 가능

한국 증시에 서머 랠리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서구와 다른 라이프스타일과 관계가 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은 휴가 기간이 길지만 우리나라는 여건 자체가 달라 여름이라고 해서 특별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한 달이 넘는 장기 휴가를 가지만 국내에선 1주일 안팎의 휴가가 대부분이다.

그는 또 “경제와 시장 상황이 좋을 때만 서머 랠리가 찾아온다”며 “외국 증시에서도 이것이 매년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고유가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유가가 여름철에 크게 올라 국내 경제와 증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로 여름철 증시가 침체에 빠진다는 얘기다.

○美 금리인상 가능성 등 하반기도 불투명

올해도 한국에서 서머 랠리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기업들의 2분기(4∼6월) 실적이 바닥을 친 데 이어 3분기(7∼9월) 예상 실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외국인들은 1년 넘게 한국 증시에서 계속 돈을 빼고 있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코스피지수는 7월 중순 1,300 선이 무너지면서 좀처럼 회복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이끌 강력한 요인이 없다”며 “3분기 들어서도 급반전보다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더는 악재가 없어 8월 이후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증시전문가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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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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