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땐 달러 약세… 915원까지 하락할수도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코멘트
황사가 한반도에 불어 닥친 24일 중국발(發) 또 다른 악재가 한국 경제의 시계(視界)를 흐리게 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본격화되면서 이날 한국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은 달러에 대한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가속도를 붙여 가뜩이나 고유가로 전망이 불투명한 올해 한국 경제에 또 다른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 위안화 평가절상은 달러 약세의 전주곡

중국은 지난해 7월 21일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면서 달러당 위안화 가치를 2.1% 절상했다. 또 달러에 대해 하루 0.3% 이내에서 위안화 가치 상승을 허용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지난해 대중 무역적자가 2016억 달러에 이른 미국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급기야 20일 미중 정상회담과 다음 날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중국을 직접 거론하며 ‘위안화 절상’을 끌어내기 위한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중국이 곧바로 행동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도 위안화 절상이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중국으로 자본이 몰리고 수출이 늘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0.2%,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2%로 경기 과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류승선(柳勝善)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평가절상은 1년여간 지속된 달러화 강세가 약세로 전환되는 분기점”이라며 “5월경 미 금리 인상이 중단되고 엔화와 유로화마저 강세로 돌아서면 달러 약세는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내 910원대까지 하락?

달러 약세가 되면 다른 나라의 통화는 상대적 강세를 보인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2004년 이후 원화의 평가절상률이 27%로 세계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높다”며 “시장 예측처럼 위안화 5% 절상이 연내 이뤄지더라도 원화가 크게 동반 절상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으로 촉발될 달러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연내 915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달러 약세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5% 목표를 세우면서 원-달러 환율을 연평균 1010원으로 가정했다. 4월 24일까지 평균 환율은 이미 960원대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