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질병은 기본, 노후도 보장해요… 보험도 변화 바람

  • 입력 2006년 4월 13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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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도 ‘참살이(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의 기본 기능이 뜻하지 않은 사고나 재난에 대한 대비에서 노후생활 안정과 건강보장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웰빙’과 보험은 죽이 잘 맞는다.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손해보험회사들이 ‘웰빙’ 콘셉트에 주목하고 있다. 노후에 대비하거나 질병에 대해 보장하는 장기보험 상품에 ‘웰빙’이라는 이름을 붙여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 손해보험업계의 웰빙 보험

손해보험사의 ‘웰빙 보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때 고액의 의료비를 받을 수 있게 한 치명적 질병 보험(CI보험)이다.

CI보험은 일반 건강보험과는 달리 본인에게 필요한 질병의 종류를 선택해 맞춤식으로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주문식단제를 시행하는 음식점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반찬만 선택함으로써 돈을 아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기존 보험 상품들은 치료비와 상관없이 폭넓은 보장을 해줬다. 하지만 실제 치료비가 많이 들고 그에 따라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는 질병에 걸렸을 때는 보험금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상품이 바로 CI보험이다. 중대한 질병에 걸렸거나 이로 인해 수술을 해야 할 때 현실적인 치료 금액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고액의 치료비를 먼저 지급하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장애가 남아 일상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때, 실직에 따른 생활비 등 생존에 필요한 다목적 자금도 보장해 준다.

암이나 뇌중풍(뇌졸중) 같은 질병에 걸리면 처음 진단을 받을 때부터 입원, 수술, 간병비용까지 꼼꼼히 보상한다.

손해보험회사의 웰빙보험에는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상해보험, 화재보험 등을 묶어 모든 위험을 포괄적으로 보상하는 통합보험 형태의 상품도 많다.

통합형 웰빙보험 가운데 보험료를 자유롭게 설정하게 한 상품도 있다. 보험료 운영특약 등에 가입하면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수시로 보험료를 낼 수 있게 했다.

보험사들은 통합형 상품을 팔기 위해 질병, 상해, 화재, 자동차보험 등 고객의 다양한 위험을 컨설팅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영업 전선에 배치했다. 고객에게 맞는 위험을 가장 싼 보험료로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준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상해보험, 질병보험, 운전자보험을 각각 다른 보험사에 가입하는 것보다 하나의 보험으로 묶어 한 곳에서 가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본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어떤 위험에 대해 보장할지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 다양한 상품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전통적인 보험과는 사뭇 다른 웰빙형 상품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는 슬로건으로 건강할 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보험도 있다. 가입 고객의 가족에게 전문 주치의와 담당 간호사를 배정해 문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병에 걸리면 국내 의료기관이 아닌 해외 병원 전문의에게 2차 소견 서비스를 받아주기도 한다.

여성이나 어린이에게 특화한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부인과 질병 등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질병에 걸려 입원할 때 입원비와 수술비를 내준다. 화상을 입으면 성형수술 비용을 주는 보험까지 나왔다.

여성을 위한 웰빙보험은 보통 임신 및 출산관련 질병, 유산으로 입원하거나 수술할 때, 범죄에 의해 신체 피해를 입을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

배우자의 일반 상해나 질병으로 사망 및 후유 장애가 발생해 생계가 어려울 때에는 최고 5억 원까지 연금을 나눠 지급하는 상품도 있다.

어린이를 위한 보험도 많다.

태아에서부터 15세까지 자녀의 질병과 상해를 보장한다. 15세가 지난 뒤에도 만기에 계약을 전환하면 30세까지 주말 교통 상해와 입원 치료비, 상해 흉터복원 수술비 등을 보장한다.

소아 3대 암을 비롯해 5대 장기이식 수술비, 조혈모세포 이식수술비, 골절, 화상, 상해, 배상책임에 대한 보장도 빼놓지 않고 있다. 또한 불의의 사고로 부모가 사망하면 교육비까지 지급하므로 자녀를 위한 보험으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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