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株]포스코 vs 한전

  • 입력 2006년 3월 17일 03시 09분


코멘트
《포스코와 한국전력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 공기업 또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이다. 포스코는 민영화돼 대주주가 없는 반면 한국전력은 아직 정부 지분이 24%나 된다. 요즘 KT&G가 ‘칼 아이칸 연합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두 회사의 이름도 증권가에서 자주 오르내린다.

두 회사는 독과점 체제인 사업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주당 순자산을 주가로 나눈 값)도 0.5배 수준으로 자산주로 꼽힌다. 두 회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재물이 될 가능성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될까?》

○ 포스코: 원가 경쟁력 세계 철강업계 최고… 주주 우선경영 강점

포스코 주가는 16일 24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M&A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지분 구조로 보면 포스코는 적대적 M&A 세력이 노릴 만한 먹잇감으로 분류된다. 지분 5% 이상을 가진 대주주가 없기 때문. 미국계 펀드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이 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러 투자자에게서 모은 돈을 운용하는 펀드여서 대주주에서 제외한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은 70%에 육박한다.

포스코의 M&A 가능성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가능성은 있지만 높지는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분 구조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포스코에는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다.

포스코의 수익성은 세계 어느 철강회사보다 좋다. 경쟁 철강회사와는 달리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 대규모 제철소가 있어 원가 경쟁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익 상당 부분을 설비에 계속 투자해 효율성이 높다. 주주에게 배당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만일 적대적 M&A가 시도되더라도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들이 ‘경영진이 바뀌면 주주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

○ 한국전력: 외부환경 좋아져 실적 개선… 범정부지분 높아 M&A는 남은 일

한국전력의 주가도 6일 4만2800원으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M&A 재료가 이유라기보다는 올해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 한국전력은 지분 구조상 적대적 M&A를 시도하기 어렵게 돼 있다. 정부가 가진 지분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등 범정부 지분이 60%를 넘는다. 하지만 공기업이 민영화되는 추세로 보면 당장은 아니라도 M&A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1조3259억 원으로 2004년에 비해 32.8%, 당기순이익은 2조4486억 원으로 15.0% 각각 줄었다. 석탄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달러당 원화 환율도 하락 추세여서 수익이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12월 전기요금이 평균 1.9% 인상되면서 전력 판매대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력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한전은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본사를 광주로 이전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본사 부지 2만4000평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포스코, 이 점이 포인트

세계 철강업체 가운데 수익성과 원가경쟁력이 가장 높은 회사다. 하지만 세계 철강업체들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것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투자로만 보면 매력 포인트다. 목표 주가는 조정 중이다. (메리츠증권 신윤식 연구위원)

○ 한국전력, 이 점이 포인트

지난해 좋지 않았던 실적이 올해 개선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연료비가 줄고 전력 판매대금은 늘었다. 요즘처럼 코스피지수가 빠질 때 배당을 잘해 주고 우량한 기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바람직하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5만 원. (우리투자증권 이창목 연구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