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컨설턴트’ 한봉훈 “아웃소싱이 회사를 춤추게 한다”

  • 입력 2006년 1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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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기자
김재명 기자
“한국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더 많은 경영 투명성과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이 필요합니다.”

한봉훈(55) 액센츄어 서울사무소 대표는 한국기업과 함께 성장해 온 ‘1세대 컨설턴트’. 1986년 옛 앤더슨컨설팅의 창립 멤버로 출발해 20년 동안 한 우물만 팠다.

처음에 5명이었던 직원은 이제 370명으로 늘었고 정보기술(IT) 컨설팅 분야에서 탄탄한 지위를 확보했다.

초창기에는 물건이 아닌 지식 서비스를 큰돈을 주고 산다는 개념을 기업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컨설팅이 필수 요소’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1세대 컨설턴트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 불모지를 개척하다

한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한국개발금융과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었지만 큰 기업의 직원으로 정해진 일만 하기보다 좀 더 많은 책임감과 권한을 갖고 창조적인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안권회계법인(현 안건회계법인) 컨설팅 부문으로 옮겼다. 이후 앤더슨컨설팅 서울사무소가 만들어질 때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그때만 해도 ‘컴퓨터 같은 하드웨어를 사면 소프트웨어는 공짜로 준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기업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1994년 삼성전자의 업무혁신(PI·Process Innovation)과 전사적자원관리(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컨설팅을 시작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PI, ERP는 구매 생산 회계 판매 등 기업 경영활동의 전체 과정을 전산화해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업계 1위인 삼성그룹이 성과를 내자 다른 기업도 IT를 이용한 효율성 향상에 관심을 보였고 컨설팅 산업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 이제는 아웃소싱이 대세

20년간 국내 기업들의 변화상에 대해 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외환위기 이전에 기업체 사장들의 최대 관심사는 신규 사업이었습니다. 손쉽게 은행대출을 받아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는 ‘묻지 마 투자’였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관심사는 규모가 아닌 수익성으로 바뀌었고 신규 사업 진출도 이러한 바탕 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위험성이 크게 낮아진 거죠.”

한 대표는 이제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으로 ‘아웃소싱’을 제시했다.

전산 회계 인사 구매 등의 부문에서 핵심적인 의사결정 및 전략수립은 기업이 직접 하되 노동집약적인 부문은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라는 것.

그는 “아웃소싱은 비용 절감 효과도 있지만 업무 품질이 개선된다는 장점도 있다”며 “외국 기업의 사례를 보면 전체적으로 20∼30%의 개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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