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삼성경제연구소가 보는 ‘올해의 세계경제’

  • 입력 2006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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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연초에 공개되자 달러당 원화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급등)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중단될 것이라는 행간(行間)의 의미를 읽어 낸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달러화 약세를 예상하고 달러 ‘팔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올해 주목해야 할 세계 경제의 흐름을 각각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꼽은 올해 세계경제 5대 이슈 가운데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로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들 수 있다.

가장 큰 관심 사항은 미국 경제 둔화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이렇게 되면 자금의 ‘탈(脫)미국’ 현상이 발생하고 달러화 가치는 떨어진다.

대다수 투자은행은 올해 달러화 약세를 예상한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현재 달러당 114원대인 엔-달러 환율이 연말엔 9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예상이 맞고 현재의 원-엔 환율 100엔당 850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원-달러 환율은 지금보다 더욱 떨어지게 된다.

원화 강세 요인인 중국 위안화 추가 절상도 올해 예상되는 변수다.

고(高)유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원유 수요가 증가 추세인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여력이 적고 이라크 이란 등 일부 산유국은 국제 정치역학 변수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지난해 47% 오른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도 계속 오른다면 한국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

이 밖에 한은이 주목한 세계경제 이슈는 △주요국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 △미국 등의 경상수지 불균형 조정 △선진국 재정적자 확대.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국은 지금 어떻게 하면 사상 최고 수준인 집값 ‘거품’을 큰 충격 없이 빼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한은은 주요국의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세계경제 침체를 부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03년 5197억 달러, 2004년 6681억 달러, 지난해 7590억 달러로 급증 추세인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미국 일본 유럽지역 국가 등 선진국의 재정적자가 갈수록 커지는 것도 주요 이슈다. 재정적자가 쌓이면 재정정책의 효과는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미국의 재정적자 지속은 경상수지 적자를 확대하고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급격한 금리 상승과 달러화 약세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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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는 미국이 고전하고 아시아와 유럽이 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1일 내놓은 ‘올해 예상되는 10대 해외경제 트렌드’의 핵심이다.

삼성연구소는 우선 미국의 경제적 주도권이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계속되는 무역 및 재정 적자(쌍둥이 적자)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경제적 지위가 약화된다는 것.

달러화 약세는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외환시장 자체가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미중 간 갈등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고전하는 대신 중국 인도를 합한 이른바 ‘친디아(Chindia·China와 India의 합성어)’가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중국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인도는 정보기술(IT), 철강, 자동차 사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

결국 인도의 부상(浮上)으로 아시아 경제협력이 동아시아에서 서남아시아로까지 확대된다고 연구소는 예상했다.

아시아 국가 간의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주요 특징 중 하나로 꼽았다.

또 2000년 이후 IT 버블의 붕괴, 중국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있었지만 계속되는 고유가로 올해부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2차 혁명이 올해 중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인터넷TV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올해 중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자동차 판매대수 기준으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주요 기업 간의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대체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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