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하나에 100만원?…업계 “고가제품 경기 안탄다”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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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하나에 100만 원?’

새해 벽두부터 화장품 업계가 수십만 원대 ‘초고가(超高價)’ 화장품을 들고 나왔다. 2004년 이후 화장품 업계를 강타한 1만 원 미만의 초저가(超低價) 화장품 바람과 비교되는 새로운 트렌드다.

화장품 업체들은 제품 원재료가 희귀한 데다 소량 생산해 값이 비싸다고 주장한다.

명품 업체들이 장인정신과 질 좋은 가죽, 디자인 등을 이유로 일반 제품보다 수십 배 비싼 값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LG생활건강은 9일 68만 원짜리 한방화장품 후의 ‘환유고’ 크림을 선보였다. 국내 화장품 중 가장 비싼 제품이다.

35년 근 산삼, 7년마다 꽃이 핀다는 중국 약초, 시베리아산 녹용, 동충하초 등 60여 가지 한방 성분이 들어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은 연구하는 데만 3년이 걸린 데다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없어 연간 1만여 개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평양도 이달 초 38만 원짜리 한방화장품 설화수 ‘진설’ 크림을 내놓았다. ‘진설’ 에센스도 30만 원이어서 세트로 구입하면 68만 원인 셈. 태평양 설화수 조인제 브랜드 매니저는 “인천 옹진군 대청도의 적송(赤松)에서 재료를 채취하는 데다 대량 생산이 힘들어 값이 비싸졌다”고 말했다.

수입 화장품은 국산 화장품보다 훨씬 고가에 팔리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지난해 10월 에스티로더가 선보인 ‘리뉴트리브 리크리에이션 데이 앤드나이트 크림’의 가격은 100만 원. 국내엔 500세트가 들어왔지만 한 달도 못 돼 모두 팔렸다고 한다.

일본 화장품 코스메 데코르테 ‘AQ 크림 밀리터리’는 45mL가 108만 원이고 스위스 화장품 스위스퍼펙션의 ‘리주베네이션 마스크’는 300만 원에 이른다.

가격이 비싼데도 주로 입소문을 듣고 온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등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시기에도 고가 화장품은 꾸준히 팔렸다”고 귀띔했다.

LG생활건강 후 김진석 브랜드 매니저는 “초고가 화장품은 수익성보다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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