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별’을 따도 언제 별똥별 될지…

  • 입력 2005년 1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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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45.5세, 근속연수 19년, 경쟁률 71 대 1, 연봉은 부장의 2배, 최고경영자(CEO) 후보 풀에 포함….” 올 3월 주주총회가 끝난 SK그룹 계열사 신임 임원들의 평균적인 신상명세서다. 전체 임직원 1만9000명인 포스코의 임원은 전체의 0.2%인 40명에 그친다. 연말연시 정기 인사를 앞둔 재계에서는 지금 ‘기업의 별’로 불리는 임원 승진을 둘러싸고 후보들의 물밑 각축전이 치열하다.》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은 임원 승진 가능성이 있는 고참 및 발탁 대상 부장을 상대로 이미 인사담당 임원이 면접을 끝낸 상태.

임원 승진이 어려운 만큼 ‘별’을 따는 사람에게는 혜택이 많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임원이 되니까 급여부터 사무실 환경까지 어림잡아 10가지는 달라지더라”고 귀띔했다. 물론 그만큼 책임도 커진다.

○ 약 2배로 뛰는 급여

그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단 임원으로 승진하면 급여는 통상 부장의 1.5∼2배로 급증한다.

삼성 LG SK 현대·기아차 등 주요 대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부장 때 연봉이 7000만∼8000만 원이라면 초임 임원의 연봉은 1억3000만∼1억5000만 원가량 된다. 물론 실적이 안 좋은 일부 계열사는 이에 못 미치기도 하며 중견그룹은 임원 연봉이 1억 원이 안 되는 회사도 적지 않다.

부장까지는 호봉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지만 임원이 되면 퇴직금을 받고 임원 보수 규정에 따라 별도 체계로 급여가 책정된다. 각종 성과급이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같은 혜택은 물론 별도다.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임원부터 갖게 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단 성과가 좋은 임원에 한해서다. 그동안 많은 스톡옵션을 받았던 삼성의 경우 1월부터 스톡옵션 대신 3년마다 한 번씩 주는 중장기 성과급으로 바뀌었다. 주요 대기업 임원들은 “적어도 돈에는 구애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 복리후생 혜택도 파격적

급여 외에 복리후생 혜택 또한 부장과는 비교가 안 된다.

당장 별도 사무실 등 임원만의 집무 공간이 주어진다. LG전자는 6.4평짜리 개인 집무실을 주고 삼성은 칸막이를 해 놓아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해 준다.

주요 대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스케줄을 관리하고 전화 응대를 하는 여비서가 따로 있고 2000∼2500cc급 차량도 제공된다. 상무(상무보 포함)나 이사에게는 별도 운전사는 없지만 차량 유지비가 나와 자기 돈으로 기름을 넣지는 않는다.

축의금이나 부의금 같은 경조사비 또한 자기 돈이 아니라 회사에서 대부분 대 준다. 임원을 단 순간 회사에서 바로 골프장 회원권도 지급한다. 해외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클래스를 타고 특급 호텔에서 숙박할 수 있다. 임원들이 카드를 쓰면 실비로 정산해 준다.

삼성의 임원은 한 달에 수백 만 원의 별도 교제비가 주어지고 1년에 한 번 부인의 건강진단비도 나온다. 자택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업무용 컴퓨터를 별도로 설치해 휴일에도 재택 근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

○ ‘임시직’ 스트레스도 만만찮아

일단 임원이 되면 ‘CEO 풀’에 들어갈 확률이 많아 전무 상무 같은 직급이나 임원 서열이 큰 의미가 없어지는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이 때문에 임원들이 받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다.

또 어느 정도 신분 보장이 되는 부장 이하 직원과 달리 실적이 나쁘면 언제든지 ‘잘릴 수’ 있다. 실제로 임원으로 승진했다고 좋아하다가 불과 1년 만에 옷을 벗는 사람도 있다.

이만우(李萬雨) SK㈜ 상무는 “임원은 모든 일을 자신의 책임 아래 해야 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압박감은 부장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고 말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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