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현장에서/‘하이브리드 카’ 포기할텐가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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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던 제61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화제(話題)는 단연 하이브리드 카였다.

이 모터쇼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BMW,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CEO)가 한 자리에 모여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을 선언했고,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포르셰도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하이브리드 콘셉트 카 ‘다이렉트 하이브리드’와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발표했고 BMW는 ‘X3’ 하이브리드 콘셉트 카를 선보였다.

국제 모터쇼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그리고 한 발 앞서 바라볼 수 있는 자리다. 모터쇼의 이슈가 하이브리드 카였다면, 그것은 조만간 하이브리드 카가 세계 시장의 ‘대세’가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카 ‘프리우스’가 계약한 뒤 6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카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유가 시대에 걸맞으면서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는 차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하이브리드 카의 성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얼마 전 만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카는 수소 연료전지차로 가는 과도기적인 제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고연비, 친환경을 바란다면 디젤 엔진의 성능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꼬집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이브리드 카의 기술적인 성능이 아니라 세계 자동차 업계의 흐름이다. 세계는 명백하게 하이브리드 카 쪽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하이브리드 카 개발은 다소 뒤늦은 감이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 카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소형차 ‘클릭’의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비가 대당 2억 원이 넘어가는 등 양산과는 거리가 있다.

이미 늦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앞으로도 뒤질 수는 없는 일이다. 하이브리드 카 시장을 포기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수요가 있을 때’ 제품을 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0년도 늦을지 모른다. 시장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현대·기아차의 분발이 필요한 이유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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