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call점유율 높이기 박리다매 작전?

  • 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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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휴대전화의 고가(高價) 프리미엄 전략이 바뀐 것일까.’

세련된 디자인과 최첨단 기능을 앞세워 한 대당 50만∼60만 원의 고가폰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해왔던 삼성전자가 30만 원대 저가(低價)폰을 내놓았다. 아직은 국내 시장에만 팔고 있는데 ‘애니콜’ 브랜드에 가격 메리트가 붙으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중저가 휴대전화 시장을 외면해 성장의 기회를 잃고 있다”며 프리미엄 전략의 수정을 요구해 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30만 원대 휴대전화 생산을 프리미엄 전략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저가폰, 불티나게 팔린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휴대전화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30만 원대의 초소형 슬라이드폰인 ‘SCH-S350’이다.

S350은 전 세계적으로 700만 대가 넘게 팔린 ‘블루 블랙폰’을 본 뜬 모델로 올해 3월 시장에 나온 뒤 6개월 동안 월평균 7만 대가 팔렸다.

일반적으로 월 2만∼3만 대가 팔리면 성공한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을 터뜨린 것.

삼성전자는 최근 후속모델(SPH-S3900)을 30만 원대에 다시 내놨다. 카메라 화소수가 30만에서 130만으로 늘었고 LCD 화면도 1.55인치(대각선 기준)에서 1.66인치로 커졌다.

전자업계에서는 ‘명품(名品)’ 이미지가 강한 애니콜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적중했다고 풀이했다.

○프리미엄 전략이 바뀌나

저가폰 출시는 시장상황이 작년 말부터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변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휴대전화 부문 세계 1, 2위 회사인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이익률은 약간 떨어져도 판매대수를 늘려 전체 이익규모를 늘린다’는 전략으로 중저가 휴대전화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1∼3월) 14.2%에서 2분기(4∼6월) 13.0%로 떨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고가폰 시장은 수익성도 좋고 미래 성장가능성도 크다”며 “고가 프리미엄 전략에 변화는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 30만 원대 제품을 내놓은 것은 경기 침체와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겹치면서 휴대전화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계 증권사인 모건 스탠리는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성장속도가 빠른 저가폰 시장을 계속 놓쳐왔지만 이제는 저가폰의 대량생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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