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휴대전화 매장 유리진열장 없애”…맘껏 체험해보고 사세요

  • 입력 2005년 3월 2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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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레콤은 최신 휴대전화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고 궁금한 사항은 직원에게 문의할 수 있는 체험형 소매점 ‘폰&펀’(위)을 개장했다. 미국의 애플리테일스토어(아래) 등을 모델로 삼았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LG텔레콤은 최신 휴대전화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고 궁금한 사항은 직원에게 문의할 수 있는 체험형 소매점 ‘폰&펀’(위)을 개장했다. 미국의 애플리테일스토어(아래) 등을 모델로 삼았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휴대전화와 MP3플레이어 같은 첨단기기를 자유자재로 쓰는 건 어렵다. 점점 더 기능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기술(IT) 업체들은 고객을 ‘교육’시키는 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품 사용법을 알려야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것.

최근 ‘교육 매장’의 성격을 갖춘 체험형 소매점이 국내에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소매점은 단순히 물건만 팔아선 승산이 없다. 체험과 교육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

▽LG텔레콤의 실험=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LG텔레콤은 17일 체험형 소매점 ‘폰&펀’ 매장을 열었다. 고객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비롯한 최첨단 통신서비스를 무료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MJ(Mobile Jockey)’로 불리는 상담원이 배치돼 있어 궁금증을 풀어준다.

알록달록한 인테리어가 언뜻 봐선 카페 같다. 제품을 전시해 둔 유리 진열장도 없앴다. 소비자는 모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대리점 직원과 마주앉아 일방적으로 제품 설명을 듣던 기존 휴대전화 대리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오래 머무르면서 최대한 많이 배우라는 의미다.

국내에도 ‘체험관’이라는 이름을 붙인 소매점을 운영하는 업체는 가끔 있다.

LG텔레콤이 이들과 다른 건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앞으로 모든 소매점을 다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28개 매장이 올해 안에 110개로 늘어난다. 2007년까지 380개 매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소매 유통 구조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외국의 성공모델에서 배운다=LG텔레콤은 영국의 이동통신사 ‘오렌지’와 미국의 ‘애플컴퓨터’를 벤치마킹했다.

오렌지가 운영하는 ‘오렌지숍’의 모토는 ‘편안한 소파, 넓은 공간, 카페 같은 분위기’. 오렌지의 모든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사용해 보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도록 이끈다.

오렌지에는 ‘폰 트레이너’라는 도우미가 있는데 이들은 경력을 쌓은 뒤 자기 스스로 오렌지숍을 차린다. 최신 휴대전화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지역 고객과 네트워크가 있으니 금세 성공하기 마련. 이런 숍이 늘어나면 회사의 수익도 점점 더 올라간다.

미국 애플컴퓨터가 운영하는 ‘애플 리테일 스토어’에는 유리 진열장이 없다. 유아용 게임 판매 공간에는 아예 푹신한 어린이용 소파까지 놓여있다.

애플이 자랑하는 것은 매장 안에 있는 ‘지니어스 바’. 애플컴퓨터 본사의 연구개발(R&D) 인력이 돌아가면서 직접 ‘의무 복무’를 하는 고객 상담 센터다. 소비자는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개발진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배상윤 LG텔레콤 부장은 “외국에서 운영하는 소매점에서 착안하긴 했지만 폰&펀 매장이 국내 휴대전화 유통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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