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가면 중국식 브랜드로… 중국식 브랜드로 성공한 회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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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여우(好麗友·좋은 친구).’ 중국에서 매년 과자류 부분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차지하는 상표다. 하오리여우는 중국 인민일보와 CCTV가 1998년부터 조사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한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하오리여우는 오리온제과 초코파이의 중국 상표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한국 기업이 늘면서 중국 시장에 맞는 회사이름과 브랜드를 짓는 데 고심하고 있다.》

▽왜 중국 브랜드가 따로 필요한가=일본의 자동차회사인 마쓰다(松田)는 ‘馬自達(중국 발음:마쯔다)’라는 중국용 브랜드를 만들었다. 松田을 그대로 쓸 경우 중국 발음이 ‘송톈’이 되고 이는 중국인들에게 ‘하늘로 보낸다(送天)’는 불길한 뜻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중어중문과 박종헌 교수는 “한자문화권이지만 의미가 다르게 전달될 수 있고 발음하면서 다른 단어를 연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도 중국에서 상호나 브랜드를 등록할 때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래 브랜드의 발음과 비슷하면서도 뜻이 통하는 중국 브랜드를 못 찾을 경우에는 ‘하오리여우’처럼 새로운 브랜드를 창조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제2의 ‘커커우커러’(可口可樂)를 찾아서=코카콜라의 중국 브랜드 ‘可口可樂’은 중국에서도 최고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발음도 영어와 비슷하면서 ‘마셔서 즐겁다’는 뜻을 가졌기 때문.

메타브랜드 김민수 이사는 “이마트의 중국 상호 ‘이마이더(易買得)’는 발음도 원래 브랜드와 유사하고 ‘편하게 사고 살수록 이득이다’는 뜻을 가져 브랜드 자체가 할인점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투스카니의 중국 브랜드인 ‘현대 쿠파이(酷派)’, 크라운제과 죠리퐁의 ‘리리뻥(粒粒q), 패션의류 회사인 신원의 ‘시이(熙伊)’, CJ의 ‘시제(希杰)’, 태평양의 ‘란즈(蘭芝)’ 역시 전문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브랜드들이다.

쿠파이는 ‘쿨함을 그대와 함께’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영어의 ‘cool’을 중국에서는 ‘쿠(酷)’라고 표현한다. 브랜드 덕분에 쿠파이는 중국에서 주력 차종인 쏘나타나 엘란트라보다 인지도가 높다.

리리뻥은 ‘알알이 통통 튄다’는 뜻도 가지면서 어린아이가 깡충깡충 뛰는 느낌까지 준다. 시이는 발음이 한국 브랜드와 비슷하면서 ‘화려한 여성’이라는 뜻으로 여성 의류회사의 제품 및 브랜드 콘셉트와 일치한다. 시제 역시 발음도 비슷하면서 ‘뛰어남을 바란다’는 좋은 뜻을 갖고 있다. ▽다시 생각해야 하는 사례=아기용품업체 아가방의 중국 상호는 ‘아카방(阿街邦)’. 전문가들은 “아카방은 중국인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하고 부정적인 어감을 주는 ‘방(방)’과 발음이 같아 ‘거리의 불량배’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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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기자 eye@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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