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저버린 CEO는 주주도 배신한다?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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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을 저버린 최고경영자(CEO)는 회계감사나 주주도 배반한다."

'주식회사 미국'의 신뢰성을 뒤흔들었던 회계부정 사건 뒤에는 최고경영진의 혼외정사 등 윤리문제가 있었다고 USA 투데이가 관련자들의 증언과 재판기록 등을 종합해 최근 보도했다.

최고경영진의 바람 피우기와 회계부정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통계수치는 없지만 심리학자 등은 최근 사례들로 미루어 일정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는 것.

USA 투데이가 소개한 사례를 보면, 타이코 전 회장 데니스 코즈로프스키는 첫째 부인과 이혼하고 정부와 결혼하기 전에 부하직원들과 최소한 2건의 혼외정사가 있었다. 또 월드컴의 버니 에버스는 공공연하게 회사 판매담당 이사 크리스티와 사귀다가 첫 부인과 이혼후 크리스티와 재혼했다.

엔론의 제프 스킬링은 첫째 부인과 이혼하고 홍보실 여직원과 동거하면서 그를 연봉 60만달러의 비서로, 다음엔 이사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엔론의 에너지 서비스부문 책임자였던 루 페이는 댄서와 사귀다 부인과 이혼했으며 엔론 브로드밴드의 대표였던 켄 라이스는 여성임원과 공공연히 사귀었다는 것.

메릴랜드주에서 연금기금 290억달러를 운영하다 1억달러를 횡령한 죄로 7년6개월형을 선고받은 네이던 채프먼의 경우는 자신이 유일한 여자친구가 아닌 것을 알게 된 정부들이 그의 비리를 폭로해 그를 유죄로 이끌었다고 USA 투데이는 소개했다.

회사 부정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은 "경영자들이 자신의 부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회사 동료와 이사회, 감사들에게도 거짓말 하고 있을 소지가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호건은 "이중생활을 하는 사람은 정직한 결정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횡령, 거짓말, 물질 남용, 혼외정사는 모두 같은 뿌리"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미국 기업들은 최고 경영진을 채용할 때 과거처럼 전문지식과 능력만 따지지 않고 사생활과 개인 윤리 측면에 대한 심층 정보를 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면접과정에서 가정과 가족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 오하이오주의 화물운송회사 데이튼 프레이트의 경우가 그런 사례.

기업 전략 전문가인 데이비 스테인은 "최고위급 간부들을 채용하려는 회사는 최소한 한번은 배우자들과 함께 면접을 받도록 해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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