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석유 수출국?… 상반기 정유수출 6177억 벌었다

  • 입력 2004년 11월 2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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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수출중심 기업으로 봐 주세요.”

국내 정유업체들이 전형적 내수 업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주력분야인 내수시장이 고유가와 불경기의 영향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수요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보다 수출이 효자=2일 대한석유협회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SK㈜ 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 등 국내 5개 정유사는 올해 상반기(1∼6월) 정유부문 영업이익 1조606억원 중 절반이 넘는 6177억원(58.2%)을 수출을 통해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상반기에 2조5619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4조7644억원으로 수출 비중은 54%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저렴한 중동산 원유를 고도의 정제설비로 제품화한 뒤 절반 이상을 중국과 동남아 등에 수출해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강신기 에쓰오일 홍보팀장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100% 증가한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는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달 중국에 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현재 5개인 중국 내 법인 수를 2010년까지 20개 이상으로 늘려 중국에서만 연간 5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2010년에는 중국 현지법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솟는 수출 단가=국내 5개 정유사의 9월 수출단가는 배럴당 47.9달러로 8월의 최고치(45.3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올해 1∼9월에 68억8353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3%나 증가했다.

원유 도입 단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수출채산성도 개선됐다. 유가 안정기였던 2001년과 2002년에는 원유 도입 단가와 제품 수출 단가 차이가 각각 배럴당 1.5달러와 2.7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 9월에는 배럴당 7.8달러로 확대됐다.

석유협회 주정빈 부장은 “계속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힘입어 국내 정유사들의 경영실적 호조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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