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도 2002년 34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53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속된 내수 침체로 의류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순수 국내 브랜드인 K2의 약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 실제 지난해 국내 의류시장은 2002년보다 3.4% 성장하는 데 그쳤고 올해도 신장세가 5.5%로 예상돼 사실상 정체상태다.
K2코리아 급성장의 비결은 역설적으로 ‘불황’. 경기 부진으로 내수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고객들이 의류 소비를 줄인 게 등산복 업체에는 오히려 득이 된 것이다.
과거에는 캐주얼 의류, 등산복, 스포츠 의류를 별도로 구입했지만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한 벌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쪽으로 수요 패턴을 바꾸면서 기능성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등산복에 캐주얼 패션을 가미한 이른바 ‘캐포츠룩’이 유행하면서 기능성 의류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관련 업체들이 부상(浮上)하게 된 것.
K2코리아 상품기획실 김대현 과장은 “등산복과 같은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는 기능성에 패션까지 가미된 멀티웨어가 되고 있다”며 “K2가 멀티웨어 개념으로 선보인 브랜드인 ‘컴포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향은 아웃도어 의류를 취급하는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다. 코오롱FnC는 최근 새 아웃도어 브랜드인 안트벨트와 팀버랜드를 선보였다.
미국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골드윈코리아도 대리점을 지난해보다 30% 늘리고 매출목표도 2배로 늘려 잡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재래상권에서 차별성을 인정받은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들까지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으로 유통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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