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아파트 나서면 개울 창문 열면 삼림욕장 ‘전원아파트’

  • 입력 2004년 5월 24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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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보정리 대림 e-편한세상아파트는 단지 내에 1만 여평 규모의 산림욕장이 마련돼 친환경 아파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 대림산업
경기 용인 보정리 대림 e-편한세상아파트는 단지 내에 1만 여평 규모의 산림욕장이 마련돼 친환경 아파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 대림산업

《아이들은 집 앞 개울에서 물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아침마다 삼림욕을 즐기고, 거실에서는 쾌적한 공기를 마시고…. 이런 아파트에 살 수 없을까. 최근 주택업체들이 아파트에 친환경 개념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일부에선 도심 속 전원아파트도 선뵈고 있다. 건물 외부의 생태조경뿐 아니다. 실내 공기의 질을 높인 아파트도 친환경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대림산업 기술연구소 유복희 박사는 “실내와 실외 모두에 친환경 요소를 적용해야 웰빙 아파트”라고 말했다.》

●생태조경

단지 내 조경은 숲, 연못, 개울, 산책로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숲과 물이 있는 아파트는 환경 프리미엄이 붙어 아파트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

대림산업은 단지 내에 생태연못, 개울 등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4차 e-편한세상은 생태연못과 산책로 덕분에 지역의 대표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30평형대를 기준으로 아파트 값이 주변 시세보다 1억원 남짓 높다.

우림건설은 충북 오창지구에 짓는 아파트에 120m 길이의 실개천과 생태연못을 갖출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올해 초 분양 때 100% 분양률을 나타냈다.

삼성건설은 연못과 인공폭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삼성래미안에 조성한 연못은 어린이들의 물놀이 장소로 인기다.

단지 내에서 삼림욕을 하면 어떨까.

경기 용인시 보정리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는 단지 내에 1만평 규모의 숲이 있다. 아파트부지 매입 때 인근 숲까지 사들여 주민들의 삼림욕장으로 만든 것.

삼성건설, 우림건설 등은 ‘피톤치드’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내뿜는 나무를 단지 내에 심어 주민들이 삼림욕 효과를 누리도록 할 계획이다.

●친환경 실내

환경부가 5월 초 지은 지 1년 이내인 아파트 90가구를 대상으로 실내공기의 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6.7%가 선진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외 못지않게 실내 환경 개선이 시급한 셈이다.

실내 공기 오염물질은 바닥재, 벽지 등 마감자재에서 주로 나온다. 포름알데히드와 유해성휘발물질이 대표적이다.

주택업계는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유해물질의 농도를 선진국 기준에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농도 권장치는 일본 및 세계보건기구(WHO) 0.08ppm 이하, 미국 0.1ppm 이하 등이다.

정부는 5월 말부터 업체들이 아파트 입주 전에 실내 공기 중 유해물질의 농도를 공고하도록 정했다. 입주자들은 선진국 기준을 참조해 시공업체에 공기 질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삼성건설 조성찬 상무는 “공기 오염도를 낮추려면 친환경마감재와 함께 공기순환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환기시설과 함께 외부 공기를 유입시키는 시스템이 적용됐다면 웬만큼 실내 공기의 질을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동문건설은 최근 짓는 아파트의 방과 거실에 음이온 발생기를 설치했다.

소음과 물도 실내 친환경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

층간 소음을 줄이고 가정에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아파트의 바닥 두께는 보통 135∼150mm. 이보다 두껍고 완충재를 넣은 바닥재라면 소음 걱정은 줄어든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아파트 저수조에 살균소독조를 설치하고 녹이 슬지 않는 특수 파이프로 시공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새집증후군 줄이려면

대한주택공사 기술연구소 조완제 연구원은 “웰빙 아파트는 입주자의 관리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입주자가 청소, 환기 등을 잘 하면 친환경 아파트가 된다는 설명이다.

잦은 환기는 쾌적한 실내 공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봄, 가을에는 춥지 않을 정도로 창문을 5∼20cm 열어두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2∼3시간 주기로 창문을 5∼10분 동안 열어놓으면 된다.

벽지나 바닥재는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여름철에 교체하는 것이 공기 중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새집증후군을 줄이려면 새 아파트 입주를 한두 달 늦추거나 입주 초기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실내 공기 중 유해물질의 농도는 입주 2∼3개월 후면 입주 직후의 20% 이하로 줄어든다.

방향재 대신 숯을 사용하거나 벤자민, 고무나무 등 유해물질 흡착효과가 있는 식물도 키워볼 만하다. 애완동물이 병균을 옮기는 사례도 많다. 가급적 실내에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말거나 정기적으로 목욕을 시켜야 한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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