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등으로 예년에 비해 영업일수가 많아 지표상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났지만 실질적인 소비는 늘지 않아 내수(內需)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뜻이다.
또 소비자와 금융회사들은 경기가 쉽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서비스업에도 ‘빈익빈 부익부’=통계청이 7일 내놓은 ‘2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2월(3.5%)보다 2.6% 늘어나 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 2월은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없었던 데다 윤달로 법정 영업일수가 하루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증가로 보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통계청 김현중(金賢中) 서비스업통계과장은 “올 1∼2월 서비스업 생산을 합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0%”라고 말했다.
소매업은 2월에 편의점 슈퍼마켓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업소는 판매가 줄었지만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 매출이 늘어 전체적으로는 작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숙박업도 상대적으로 이용료가 싼 휴양콘도 운영업은 지난해보다 0.5% 줄어든 반면 비싼 호텔업은 29.7% 늘었다.
운송업도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철도운송업은 5.3% 감소했지만 항공운송업은 12.9% 성장했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내수 위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늘어난 것을 보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내수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 통신업은 ‘씽씽’=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영화산업. 2월 중 극장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면서 1년 전에 비해 30.7%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2.6%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잘 나가는 업종’인 셈.
통계청은 상영 중인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각각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이 영화산업 생산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도 휴대전화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에 따라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중 생산이 전년 동월에 비해 14.7% 늘어나 2002년 6월(15.0%)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경기 회복에 비관적인 소비자와 금융회사=국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하반기 경기를 어둡게 보고 소비를 줄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션정보업체인 프로패션정보네트워크는 7일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을 방문한 남녀 1120명을 대상으로 2∼3월 ‘의류 구매에서의 소비자 행동과 가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3.3%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소비를 줄이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비율이 65.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는 2·4분기에도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은행 상호저축은행 등 4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2·4분기의 신용위험지수는 31로 1·4분기와 같았다. 신용위험지수가 플러스일 경우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보다 많다는 뜻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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