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매출 13개월째 감소…전체 생산은 다소 증가

  • 입력 2004년 4월 7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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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중 서비스업 생산(전년 동월 대비)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소매 판매는 1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윤달 등으로 예년에 비해 영업일수가 많아 지표상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났지만 실질적인 소비는 늘지 않아 내수(內需)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뜻이다.

또 소비자와 금융회사들은 경기가 쉽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서비스업에도 ‘빈익빈 부익부’=통계청이 7일 내놓은 ‘2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2월(3.5%)보다 2.6% 늘어나 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 2월은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없었던 데다 윤달로 법정 영업일수가 하루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증가로 보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통계청 김현중(金賢中) 서비스업통계과장은 “올 1∼2월 서비스업 생산을 합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0%”라고 말했다.

소매업은 2월에 편의점 슈퍼마켓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업소는 판매가 줄었지만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 매출이 늘어 전체적으로는 작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숙박업도 상대적으로 이용료가 싼 휴양콘도 운영업은 지난해보다 0.5% 줄어든 반면 비싼 호텔업은 29.7% 늘었다.

운송업도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철도운송업은 5.3% 감소했지만 항공운송업은 12.9% 성장했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내수 위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늘어난 것을 보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내수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 통신업은 ‘씽씽’=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영화산업. 2월 중 극장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면서 1년 전에 비해 30.7%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2.6%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잘 나가는 업종’인 셈.

통계청은 상영 중인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각각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이 영화산업 생산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도 휴대전화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에 따라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중 생산이 전년 동월에 비해 14.7% 늘어나 2002년 6월(15.0%)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경기 회복에 비관적인 소비자와 금융회사=국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하반기 경기를 어둡게 보고 소비를 줄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션정보업체인 프로패션정보네트워크는 7일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을 방문한 남녀 1120명을 대상으로 2∼3월 ‘의류 구매에서의 소비자 행동과 가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3.3%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소비를 줄이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비율이 65.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는 2·4분기에도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은행 상호저축은행 등 4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2·4분기의 신용위험지수는 31로 1·4분기와 같았다. 신용위험지수가 플러스일 경우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보다 많다는 뜻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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