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파동' 일파만파

  • 입력 2004년 4월 6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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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과열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철광석 값의 인상여파가 후방산업에 밀려오고 있다. 자동차, 가전, 건설자재 등 소비자와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내수침체 속에서 원자재 값 인상을 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하반기부터 판매하는 새로운 모델부터 우회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철광석 값 인상이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철강업체의 연쇄반응=압연업체인 동부제강, 현대하이스코, 유니온 스틸은 4월부터 자동차, 가전회사, 건자재업체, 음료업체에 공급하는 냉연강판의 t당 판매가격을 20% 이상 올렸다.

핫 코일(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후판, 선재 등 대부분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포스코도 곧 제품가격 인상을 발표할 계획. 연초에 가격을 올린 이들 업체들이 또 가격을 올린 것은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일본의 고로(高爐)업체들이 올 2·4분기 대한(對韓)수출가격을 30%인상했기 때문.

압연업체들은 용광로를 갖고 있는 포스코와 일본 철강업체로부터 핫 코일을 받아 압연공정을 거쳐 자동차, 가전, 건설자재, 캔 음료업체 등에 냉연강판 등을 공급한다.

△소비재 기업의 고민=자동차 회사 및 부품업체, 가전, 건설자재업체들은 소비자의 가격저항을 우려해서 신제품부터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LG전자 백색가전 사업부 구매 팀의 한 관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은 철판가격이 원가의 10%를 차지하는데 공급가격이 작년 연말부터 크게 오르면서 부담이 되고 있다"며 "내수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가격을 인상하기는 힘들어 신 모델부터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판가격이 매출원가의 10%를 차지하는 자동차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부품업체들이 원재료 값의 인상으로 납품 값을 올려달라고 아우성이고 철판공급 가격도 금년 들어서만 30%이상 올랐기 때문.

코일 스프링을 생산,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대원강업의 방희용 이사는 "철강 원자재 값이 올 들어 29%가 올랐지만 현대 기아차가 납품가 25%인상을 받아줘 한숨 넘겼다"며 "철강 값이 또 오른다면 완성차업체도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 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당장 소비자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고 새로운 차종을 내놓거나 연식을 바꿀 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타이어코드, 피아노 줄이나 피아노 프레임 값이 올라 부담을 안고 있는 타이어회사나 피아노 회사도 신제품부터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배 가격을 수주때 결정을 하는 조선회사들도 신규 수주 분부터 원자재 값 인상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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