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성장에 산업공동화 위험…"한-중 분업모델 마련돼야"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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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빠른 속도로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은 산업시설이 빠져나가는 ‘산업 공동화(空洞化)’를 겪을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안충영(安忠榮)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9일 국민경제자문회의 산업통상 분야회의에 제출한 ‘중국의 부상(浮上)과 우리의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안 원장은 이 보고서에서 “2020년이 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로 부상한다”며 “한중 산업분업 모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순(趙淳)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韓悳洙) 산업연구원장과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은 한국 투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GDP가 4조1970억달러로 미국(17조4210억달러) 일본(7조8340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GDP를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한 PPP(Purchasing Power Parity)는 19조5790억달러로 미국(17조4220억달러)을 제친 세계 1위가 된다는 것.

한국의 대(對)중국 투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1999년 3억4800만달러에서 2002년에는 8억8600만달러로 3년 만에 2.5배로 늘었다.

투자의 내용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신변 잡화, 섬유, 신발·가죽 등 노동집약업종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부터 한국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전자·정보통신, 석유화학, 자동차 등 자본기술집약형 업종의 투자 비중이 크게 올라 2000∼2002년에는 전체 투자의 48%를 차지했다.

▽한국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국민경제자문회의는 한국이 ‘산업 공동화’ 문제를 피하려면 고부가가치 산업을 맡고 저부가가치 산업은 중국에 맡기는 내용의 대(對)중국 산업 분업 모델을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또 중국에 맞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면 한국도 매력적인 투자대상국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특구 건설 △지방정부의 투자 유치 활동 촉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해외 첨단기술 및 인재 유치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또 이날 회의는 개혁 개방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특히 교육 의료 관광분야 등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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