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실적악화-신용추락…우울한 100년 축제

  • 입력 2003년 11월 16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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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블루스.’

신용등급 추락과 실적악화 등 최근 포드 자동차에 ‘적신호’를 알리는 뉴스가 계속되면서 일부 미국 언론은 포드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우울한 뉴스의 하이라이트는 12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한 신용등급. S&P는 포드가 발행한 18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종전의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는 투자적격등급 10단계 중 최하위.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 직전으로 추락한 것이다. S&P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포드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2003년은 포드 창립자인 헨리 포드가 회사를 세운지 100년이 되는 해. 그러나 잇따르는 우울한 뉴스 때문에 포드는 축제분위기 대신 침울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포드는 잘 나가는 회사였다. 1993년 이후 벌어들인 누적 순익규모가 560억 달러에 이를 정도. 이 때문에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1930년대 이후 제너럴모터스(GM)에게 내줬던 1위 자리 복귀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볼보, 랜드로바, 재규어 등 유럽 자동차 회사 매입과정에서 너무 많은 돈을 쏟은 것이 복병으로 작용했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파이어스톤 타이어를 장착한 익스플로러에서 차량 전복사고가 잇따르면서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내놓은 모델마저 시장에서 잇달아 외면 받으면서 포드는 2000년 3·4분기(7∼9월)에 4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의 적자가 확대되면서 지난 2년간 64억달러의 순손실을 입었으며, 올해도 9월까지 유럽에서 12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도요타 혼다 현대자동차 등 아시아 지역 자동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포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10월말 현재 20.9%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이래저래 당분간 포드에는 힘든 시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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